◀ 앵 커 ▶
광복 80주년,
고려인 강제이주의 역사를 찾아
전남의 학생들이 중앙아시아로 떠났습니다.
첫 여행지로 우리 민족 최초의 해외극장인
'고려극장'을 찾았는데요.
고려인 단원들과 학생들은
독립군 지도자 '홍범도'로 하나되어
조국을 향한 자부심을 나눴습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서일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옛 소련 건축양식을 그대로 간직한
카자흐스탄 시내의 한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우리 전통 복장을 입은
배우들이 우리말로 열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 SYNC ▶
전쟁판에서 무슨 사랑이 있겠습니까?
사랑, 그래도 조국은 항상 살아있네.
우리 민족 최초의 해외극장인
고려극장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학생용으로 재구성해 공개한
태장춘의 연극 '홍범도'입니다.
일제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켜냈던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생애가
고려인 단원들의 손끝에서
애절하게 피어납니다.
◀ INT ▶ 최민화 / 무안 남악고 1학년
여기서 연극을 보는 게 더 웅장하고 그 말투나 그 말씀 해 주시는 대사가 근엄함도 있고..
일제강점기였던 1937년,
스탈린의 소수민족 이주 정책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
1923년 이후 무장투쟁에서 손을 떼고
집단 농장에서 생활하던 홍범도에게도
시련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카자흐스탄으로 온 그는
광복 2년을 앞둔 1943년부터
고려극장의 경비원으로 일하다
쓸쓸하게 생을 마감합니다.
◀ st-up ▶
홍범도 장군이 실제 착용했던 군복 등
이곳에는 마지막 인연을 함께했던
그를 기리기 위한 생생한 자료들도
이렇게 전시돼 있습니다.//
박해 속에 뿔뿔히 흩어져야 했지만 극단,
문화를 매개로 우리의 얼을
이어가려 노력했던 고려인들.
조국을 기억하기 위한 발걸음은
그렇게, 곧 10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 INT ▶ 전라디온 /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 부극장장
우리 교포들한테 공연도 만들고 여러 가지 문화적인 프로젝트를 많이 만들었는데 앞으로도 우리 민족을 위해서 우리말도 지키고 하면서 그렇게 가야 될 것 같습니다.
고난 속에 피어난 끈질긴 삶.
아이들은 한국에서 준비한 퍼포먼스를
고려인 배우들에게 선물하며
고단했던 삶에 위로를 건냈습니다.
한국을 넘어 울려퍼진
힘찬 독립군가와 아리랑 가락 속에
함께한 고려인들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 INT ▶ 최로만 / 고려인, '홍범도'역 배우
저도 젊었을 때 군인이었어요. 그렇다 하면 이런 것 다 배운 사람이에요. 여러분을 오늘 이렇게 만나게 돼서 정말 반갑습니다.
◀ INT ▶ 남윤아 / 곡성 옥과고 1학년
정말 생각도 못 했던 나라인데 우리 문화를 이렇게 교류할 수 있는 거예요. 정말 기뻤고. 또 저희 문화를 보고 정말 좋아해 주시고 정말 크게 감동했다고 그렇게 말을 해주셔서..
과거와 미래가 하나로 이어지는
소중한 경험을 통해 오늘도
아이들은 한걸음 더 성장합니다.
◀ INT ▶ 정세연 / 광양제철고 1학년
사실 조금 어눌한 부분은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솔직히 뜻은 다 통하고 그 마음을 울리는 게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보면서 '아! 우리는 한 민족이구나'라는..다양한 문화 다양성이 어떻게 공존하는지에 대해서 심화적인 탐구를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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