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온 가족이 모이는
풍요로운 추석 연휴지만
섬 지역 노인들에겐
남일 같지 않은 명절입니다.
몸조차 가누지 못해
육지로 나올 수도,
자식들의 발길도 끊겨
추석을 홀로 보내는 노인도 적지 않습니다.
최황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여수의 한 섬 마을,
주인 없는 방을 놔두고
할머니가 거실 한가운데에 누워있습니다.
혼자 살기에는 큰 집이고
외롭기도 해, 추석이 다가오자
서울 사는 자녀들이
그 어느때보다 기다려 집니다.
할머니는 누가 돌보지 않으면
앉아만 있어도 온몸이 쑤셔
종일 누워 시간을 보냅니다.
◀ INT ▶*이 모씨 / 85세*
"어제도 겨우 (보호사가 병원에) 데리고 가가지고 차에 싣고 가가지고 주사까지 맞았어. 어제 땀띠 때문에. 못 가 보건소가 여기라도."
그래도 모처럼
육지에서 반가운 손님들이 왔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는
할머니의 상태를 확인하고
먹는 약물도 살펴봅니다.
◀ SYNC ▶ *방문 의사*
“(이 약은) 많이 아픈 사람들이 쓰는 약이라고.
할머니가 쓰실 약은 아니에요."
시간이 멈춘 듯한 섬.
이 곳, 개도 인구 602명 중
220명이 나홀로 삽니다.
대부분 초고령이라
부축 없인 육지로 나가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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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마을 다른곳에는
부부가 같이 거주하지만,
이곳도 쓸쓸함이 감돌기는 마찬가집니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뇌졸중으로 왼쪽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는
명절 같지 않은 명절을 보냅니다.
◀ INT ▶ *변 모씨 / 72세*
“우리는 못 올라가고 걔네들이 1년에 한 번 왔다가는 애들도 있고 몇 년 만에 오는 애들도 있고. (이번 추석엔?) 아예 추석때 명절엔 없어요.”
그나마 한 달에 한 번
의사들이 방문해 진료를 봐주는 게
큰 위안거립니다.
◀ SYNC ▶ *방문 의사*
“침대에서 내려 올 때 이거(안전봉) 꼭 잡고 내려오시고 어르신 불러서 부축받고 내려오시고”
여수시는 이처럼
섬 이라 가족들이 자주 찾지 못하는
75세 이상 노인을 위해
노인 의료 통합 돌봄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인들은
주기적인 방문과 관심에
큰 만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 INT ▶ *강언정 / 여수시 통합돌봄팀장*
"진료도 하시고 상담도 하시고 욕구 조사를 해서 필요한 부분을 서비스 연계까지 해주니까 그것을 제일 고마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인구소멸과 고령화가 덮친 섬에서
홀로 살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돌봄 사업에 의존하며
이번 명절도
쓸쓸하고 외로운 명절을 맞고 있습니다.
MBC 뉴스 최황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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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처 : 여수 일반사회 및 사건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