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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살다 죽어요"..장맛비 줄줄 새는 '50년 아파트'

김종태 기자 입력 2024-07-02 16:34:06 수정 2024-07-02 16:35:51 조회수 80

◀ 앵 커 ▶

장마철 시름이 더 깊어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노후 아파트 주민들인데요.

빗물 누수가 심해 집집마다 곰팡이에 
화재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습니다.

장마철이 되면 그야말로 공포를 느낀다고
하는 주민들을 김규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주말 동안 100㎜ 가까운 많은 비가 내린 
목포 시내 한 주상복합 아파트.

꼭대기 층인 6층 집안에 들어가 보니 
천장에서 물이 뚝뚝 흐릅니다.

바로 위층 옥상에 고인 장맛비가 
아래층으로 줄줄 새는 겁니다.

◀ st-up ▶김규희
"떨어진 빗물로 바닥이 흥건하고 방안 가득 곰팡이가 피면서 악취가 진동합니다."

6년 전 이 집을 장만했던 50대 집주인은 
도저히 살 수가 없다며, 
입주 한 해 만에 이사를 나갔습니다.

◀ SYNC ▶○○ 아파트 전 주민
"거기 살다가 죽죠. 곰팡이에 그리고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어떻게 살겠어요? 모든 게 막 냄새나고 습하고. 비만 오면 늘 새고.."

같은 층에 살던 80대 이웃도 끝까지 버티다 
석 달 전 결국 사는 곳을 옮겼습니다.

빗물이 전선에 스며들면서 
누전으로 불꽃이 튀는 등 
화재 위험에도 노출돼있기 때문입니다.

◀ INT ▶김지승/○○아파트 관리소장 
"여기가 전등이 있던 자리에요. 물이 뚝뚝 떨어지면서 스파크가 일어났어요. 위험했죠. 불날까 봐. 그래서 바로 새벽에 이렇게 옮겨드리고.."

지난 1957년 지어져 
햇수로 50년 된 낡은 아파트.

수십 년 세월을 버티지 못한 채 
곳곳에 금이 가고 누수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체 47가구 가운데 절반가량인 
24가구, 28명만 상시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70대 주민도 이웃을 하나 둘 떠나보내고 남아 새는 빗물에 임시방편으로 대야를 놓고 
버티고 있습니다.

◀ INT ▶정방금/○○아파트 주민
"물이 새고 있으니까 잠이 안 오려고 그래. 남편도 없이 나 혼자니까 무섭잖아. 장마만 아니면 그렇게 많이 안 새니까 버텨볼 텐데 장마에 계속 새면 어떻게 하냐고.."

전남 지역에 오는 12일까지
많은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노후 아파트 주민들의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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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태
김종태 jtkim@ys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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