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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좋은생각

Soul Mate 등록일 : 2009-02-19 11:20

서로 보이지 않아도

서로 느끼지 않아도

그 존재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 사람.

함께 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을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혼자 상상하며 갑자기 피식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사람.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하려 했는데

그 사람에게서 울리는 전화

기분이 좋아 받았는데,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고 하는 그 사람.

오랫동안 함께 해서인지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보아도

서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두 사람.

서로의 생각차이로 싸웠지만

"그 사람 입장에선 분명 그랬을거야." 라고 위안해줄 수 있고,

웃으며 먼저 손을 내밀었을 때,

모르는 척 그 손을 잡으며 다시 웃을 수 있는 그 두 사람.

결국은 조금씩 서로 생각의 차이가 없어져가는 그 두 사람.

처음엔 서로 먹는 것이 달랐지만

어느 덧 먹는 취향이 같아져버렸고

함께 즐겨 찾는 맛집이 있는 그 두 사람.

같은 지하철을 타고

같은 길을 거닐며

같은 시간에 함께 할 수 있고,

같은 까페에 앉아

같은 음료를 먹으며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그 두 사람.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사람이 있었는지...

'소울 메이트'란

영혼이 통하는 사이를 말한다.

자세히 말하면 '영혼의 교감'이 가능한 사이를 지칭한다.

하지만, 이성간의 '소울 메이트'는 하늘에서 정해주지 않는다고 믿는다.

오직, 그들의 영혼이 '아름답게' 융화되어 만들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 우리는 정말 소울메이트 였을까? --

아침에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던길

유독 사람이 많아

떠밀려 엉뚱한 정거장에서

어제 내린 비로 웅덩이 진 곳에 밀려 내렸습니다.

"에이씨..."

그 뒤에서 마구 밀던 아저씨가 어찌나 밉던지. 짜증이 나더군요.

흰색 운동화...

그녀가 신발 신고 도망간다고 해서 '100원'주고 산 운동화입니다.

흙탕물에 튀어 지저분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옆에 인기척...

분명 이 인기척은 익숙한 사람이었습니다.

많이 보던 교복, 그리고 익숙한 얼굴.

무엇보다도 너무나 편안한 느낌.

"....너 왜 여기있어?"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습니다.

"...."

너무 놀란 나머지 말을 잇지 못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왜?"

"나...."

나는 어리둥절한채 그녀를 쳐다보더니

말끝을 흐리는 그녀...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저에게 말했습니다.

"버스타다가 밀려서 내렸는데.... 너 너무 보고 싶었어."

"뭐야... 너도 밀린거야?"

그녀도 잠깐 눈물이 핑 돌았지만 이내 시큰둥한

내 반응에 화가 났는지

"치..."

하고 고개를 픽 돌려버립니다.

"아하하~ 너도 떠밀려 내린거야? 응?"

"됐어! 에휴..."

그녀는 삐진 모양입니다.

가까이 오려고 하지 않더군요.

남자가 존심이있지

저도 모르는 척 가까이 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거리를 둔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탈 버스는 서로 달랐지만,

다른 버스는 자주 오는데

우리 학교 가는 버스하고 혜미네 학교 가는 버스는 오지 않더군요.

초조해지는 내 마음을 알까...

그렇게 계속 길어지는 침묵에 답답한 건 나였습니다.

얼마나 흘렀을까...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할지 너무 웃겨서 피식 웃었습니다.

분명 '저 바보. 넌 감성이 없어.'

'저 돌탱이.'

'멸치 쪼가리... 아. 이건 너무 심했나?'

그녀의 어조, 그리고 특유의 귀여운 목소리

그녀가 직접 나에게 말하는 듯

내 머리 속에서 들리는 듯 했습니다.

'그래봤자 내 손바닥 안이지.'

그렇게 웃음이 갑자기 나더군요.

갑자기 옆에서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녀도 뭔가 웃긴 모양이었습니다.

"뭐야? 왜 웃었어?"

왠지 나랑 같은 이유로 웃은 것 같았습니다.

"아냐~"

"뭐...뭐야? 너 내 욕했지?"

"아니래두~"

그렇게 새침 때던 그녀. 어느 덧 우리 학교 버스가 왔습니다.

더불어 그녀 학교 가는 버스도.

하늘도 우리 마음을 아는지

구름 사이로 아침 햇살이 환히

교차로 버스 정류장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앗~ 버스다. 조금있다가 학원에서 봐~"

그리곤 그렇게 버스에 올라타는 그녀.

"아... 정말 야! 너 정말 나 비웃은거 맞지?"

집요하게 물어봤지만, 나도 학교에 늦을까봐

그녀의 학교를 향해 떠나는

버스를 뒤로 한 채 버스에 올라 탔습니다.

학교로 향하는 길.

석연찮은 기분이었습니다.

'뭔 생각을 했길래 그리 웃었지?'

얄밉기도 하고 한편으론 다행이기도 했습니다.

그녀가 날 외면할 땐 정말 무섭거든요.

그렇게 지각한지도 잊어버리고

그녀의 생각에 잠겨 넋나간 채

실실 웃고 있었습니다.

--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

그렇게 급하게 상황을 벗어나는 그녀.

지금 생각해봐도 얄미웠지만

분명 그녀도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상상하지 않았을까...

그 때 느껴졌던 내 미묘한 감정과 생각...

그건 그저 내 착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좋겠지만,

10년이 지나버린 지금

이젠 그걸 확인할 유일한 방법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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