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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내리고... 등록일 : 2009-03-05 15:09



개울 옆 양지 바른 곳으로 이른 봄꽃 하나 피었겠지 생각하고 다녀왔습니다.
작년 이맘때를 떠올립니다. 노루귀 하나 살며시 피어서는 이른 아침 온화한 빛을 받고는 수줍은 듯 아기 솜털 내보이며 피었었는데, 올해는 가물은 탓인지 날씨가 예년보다 따뜻한데도 아직 싹도 피워내지 않았습니다.
어제는 남쪽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오늘은 내가 사는 곳에도 이른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단비입니다.
아침 인사가 “비가 좀 많이 내려야죠.” “반가운 비가 내려요.” “봄비가 내려요.”입니다.
가물었던 땅도 촉촉해지고 메말랐던 마음도 촉촉해지는 듯합니다. 겨우내 갈망하던 비가 내리니 이제는 파릇한 봄의 전령들이 머잖아 고개를 삐죽이 내밀 일만 남았습니다.
단비 내리니 농부의 손길이 바빠지겠고, 땅은 꽃을 피우기에 바빠지겠고 마른 가지도 잎을 틔우느라 바빠지겠습니다. 덕분에 나의 마음 갈 길이 바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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