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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강 등록일 : 2009-03-25 11:27

어머니의 강


또 하나의 나이테를
그리기위해 나무는
저렇게 여름날을
그렁그렁 지우고 있다
이른 봄 노병을 얻으신
어머니의 강에서
하얗게 핀 억새꽃에 내린
붉은 노을빛을 본다.
하루를 산다는 것이
하나의 나이테를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그리우면
태양도 저리 붉게 탈까!
푸른 기억이
아직도 뜨거운데
불어오는 바람은
은빛 여울을 만들고
어느새 강은 말라 가고 있다
겨우 송사리 몇 마리
왔던 길 다시가고 갔던 길 다시올 뿐
맑다, 이끼 하나 없이
여름날 석공으로
수많은 조약돌을 세공하고
물을 흘러야 한다고
강물이 마르면 안 된다고
마르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자꾸만 흐르고 있다
붉게 타는 저 석양을 따라서 자꾸만 어디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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