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좋은생각
사과벌레의 사랑 등록일 : 2009-11-12 20:27
먼지같은 세상사 마음깊이 두지 않으렵니다
사과과육 속 좁지만 달고 긴 사랑의 통로나 만들며 살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 고동소리가 가장 가까이 들리는 그곳..
탄광 막장처럼 일시에 무너져 내릴지도
누군가의 입에 의해 잘게 씹혀질지도 모르지만
사과벌레 운명의 허물 잠시 벗어두고
그 행복한 사랑의 고동소리에 몸을 떨며
밤 늦도록 불을 밝혀 연서(戀書)를 쓰고는
갈기갈기 찢어지더라도 결코 아프지 않을
단 한번의 진실한 사랑을 위해
육신이 찢어질 마지막 새벽을 기다리렵니다.
누군가 과도로 사과 통로를 내리치더라도
멍든 무릎으로 끝까지 기어가서는
감당하지 못하게 부풀어오르는 사랑의 부피에
화약처럼 터져 웃음의 파편으로 날아가
일출(日出)보다 더 화사한 내 사랑의 손끝에
목이 메도록 봉숭아 꽃물 들여주고 싶습니다.
* 詩.김경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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