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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다 가버린 사랑 등록일 : 2009-12-30 10:44


♣ 망설이다 가버린 사랑 ♣

그 첫 한 마디를 시작하지 못해 
머뭇거리다 지나간
어떤 저녁이 있습니다. 



그 첫 한 마디를 꺼내지 못해 
망설이다 가버린 
어떤 사랑이 있습니다.



따뜻한 물 한 대야 
발 밑에 준비하여 
무릎 꿇고 
누군가의 발을 씻겨 줘야 할 
저녁이 있습니다. 



무언가 용서를 청해야 할 
저녁이 있습니다.



나지막히
무언가 고백해야 할 
어떤 저녁이 있습니다.



흰 발과 
떨리는 손의 물살의 울림에 실어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해야 할 
설레이는 저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저녁이 다 가도록 
첫 한 마디를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의 맨발을 
차고 맑은 물로 
씻어주지 못했습니다.



어떤 용서도 
청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런 사랑도 
전하지 못했습니다. 



아, 그 저녁은 
두 번 오지 않습니다.
그 저녁은,
단 한 번밖에 없으므로...



한번 가버린 시간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떠나버린 사람처럼
떠나버린 사랑처럼



오늘 저녁이 바로
그 저녁이길 바랍니다.



맑고 따뜻한 물 한 대야 
발 밑에 준비하여 
무릎 꿇고 
누군가의 거친 발을 
오래오래 씻겨 주는 
행복한 저녁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 옮겨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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