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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 등록일 : 2010-05-11 09:47

울 엄마

행촌 강요훈

세월의 겉옷은 벌써

반 백의 봉우리를 향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단 한번도 찾아와 주지 않는 그녀가 밉다

어제는 찾아와서

아이구 내 새끼 잘 사는가 하며 들렸다며

자랑하는 김씨의 이바구도 싫지 않고

오래 사시는 노인네가 서서히 짐이 되어 간다며

어젯밤 술좌석에서 한 잔 술에 푸념하는 이씨의 술주정도 싫지 않다

그들은 무슨 생각으로 내뱉었는지 알고 싶지도 않지만

또한 부러운 일이라는 것도 밝히고 싶지 않다

왜 한번도 찾아와주지 않는 것일까

설마 자신의 얼굴을 몰라줄까봐 토라지신 것은 아닌지

그 흔한 꿈에도 만날 수 없다

보고 싶다

그녀의 얼굴은 생각도 나지 않지만

예닐곱 철부지 아이가 되어 못다한 어리광도 부려보고 싶은데

그녀는 이런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으신 채

아주 오래 전부터 하늘 나라로 여행중이시다

삶의 시작이 그녀의 마지막을 제공했을지도 모르지만

때가 되면 자신을 찾아올꺼란 막연한 약속 하나 믿고서 떠난 그녀

세월의 곁옷이 두꺼워질수록 그녀가 점점 보고 싶어진다.

- 문학바탕 5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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