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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 지요 등록일 : 2010-12-22 22:45

이른새벽부터 팥삶는 냄새가


시골 마을을 진동합니다.

바람결에 실려오는 구수한 팥삶는 냄새는


어머니 손맛 그맛 잊지못해


아내는 해마다 팥죽을 끓입니다.


장작불 지펴 끓인 맛에 비할 수 없지만


어머니 손맛을 그대로 전수 받은 덕분에


고스란히 옛맛을 해마다 볼 수 있답니다.


고향 집집마다 가마솥 가득끓인 팥죽은


며칠동안 간식거리로 충분 하였습니다.


긴긴겨울밤 동네사랑방에 모여 놀다가


늦은밤 출출한 뱃속을 달래는


팥죽맛은 꿀맛 그 자체 이였답니다.


넓다란 양은그릇에 담아 장독대 위에 올려지면


살얼음 살살얼어 있는 차거운 맛


동치미 국물 한사발이면


부러울것이 하나도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동짓날밤은 아이들의 재미난 놀이가 이어집니다.


갖은 분장을 끝내고


이웃집으로 팥죽동냥 나서며


골목마다에서 낄낄거리던 추억이 있었지요.

당연히 아이들 올거란 걸 미리 짐작하신

이웃집 어머니 들은


가마솥에 한그릇 준비해 두는


아름다운 마음이 있었지요.


붉은 팥물 집안 구석구석 뿌리시며


아이들 가족들 건강을 빌으시던


어머니의 정성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일년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 사랑방에

옹기종기 둘러 앉아 도란 도란 이야기 나눌때

겨울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습니다. 날씨가 차가워 진다지오.

팥죽 한그릇의 정에 맡겨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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