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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밀크랜드의 털실로 짠 호수-산정B캠프의 검은 고양이 띰띰이에게 등록일 : 2018-12-05 09:58

허니밀크랜드의 털실로 짠 호수 ―산정B캠프의 검은고양이 띰띰이에게 / 유형진



너에게 그것은
 냉동실의 멸치만큼 감칠맛은 아니겠지만
네가 자주, 고요히 바라보는
 창가의 풍경과 같은 것이다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만을
 선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외로움쟁이들
 사랑은 많은데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졸부의 심정인 사람과 같다
 제대로 된 사랑을 준 적도 받아본 적도 없는
 가난한 마음의 사람들


선물이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뜻밖의 것이 더 좋은 법


넌 가끔 외로운 졸부나 가난뱅이들에게
 선물을 받는다
 하지만 그 선물은 대부분
 너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너는 거절의 표현도
 우아하게 갸르릉~
그리고 늘 앉아 있는 회전의자 위에서 폴짝 뛰어내려와
 등을 보이며 창가에 앉아버리면 그만


허니밀크랜드의 털실로 짠 호수를
너에게 내밀었을 때
 가늘게 좁혀지는 너의 동공,
네가 지을 수 있는 가장 멋진 눈동자로
 만족의 화답을 해주었을 때
 나는 알았다


아- 평화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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