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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곁에 가는 날입니다 등록일 : 2013-11-23 23:01

그대 곁에 가는 날입니다

오늘은 그대에게 가는 날입니다.
내 오늘은 그대에게 가서 내 가슴에 맺
혀있는 아픔과 슬픔, 서러움과

외로움을 하나도
남김없이 털어 놓을 것입니다. 그대 오
늘은 마음을 비우고, 종일 나를 기다려
주십시오.

내 오늘은 그대에게 가서
내 마음에 쌓여있는 미움과 욕심과 질투
와 교만의 못된 모습들을 다 고해 바칠

것입니다. 그대 오늘은
문을 활짝 열어 두고 내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달려나와 나를 꼬옥 껴안아
주십시오.

내 오늘은 그대에게 가서
내 삶을 둘러싸고 있는 겹겹의 갈등과
무거운 일들을 모두 일러바칠 것입니다.

그대 오늘은 멀리 가지 마시고
집에서 겨울준비를 하고 계십시오. 그리
고 내가 가면 나를 따뜻한 곳에 앉게
해 주십시오.

내 오늘은 그대에게 가서
내 착한 마음과 남몰래 베푼 선행과 눈물
의 기도를 모두 말해 버릴것입니다.

그러나 그대는 오늘 아무 말도
하지 마시고, 내 등 뒤에 서서 지친 내
두 어깨를 다독거려만 주십시오.

내 오늘은 그대에게 가서
모든 것 털어내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내 사랑의 소식을 전할 것입니다.

그 때 그대는 "가슴이 설렌다!"는
한 마디만 해 주십시오. 차마 "사랑한다!"
는 말은 기대하지 않겠습니다.

오늘은 그대에게 가는 날입니다.
날이 밝았습니다. 날씨는 맑고 바람 한
점 없습니다. 다리도 튼튼하고
몸은 가볍습니다. 이미 문은 열렸고
나서기만 하면 됩니다.

아!~ 그러나 오늘도 떠나지
못하겠습니다. 내 마음의 아픔들을 전하
고 돌아올 때 그 아픔들이 그대 가슴에

남을 일이 걱정되어 오늘도
그대에게 가지 못하고 문을 닫습니다.!!..

그대 곁에/조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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