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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좋은생각

삶의 연출자 등록일 : 2013-12-27 17:32

연애 초기에는 누구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다.

 

시나리오 작가도, 연출도, 조명도 그리고 주인공까지 본인이 직접하는

완벽한 독립영화 한편이 만들어진다. 사랑에 빠지기 전에는 로맨스 영화를

보면서 누가 저런 낯간지럽고 손발이 저절로 오그라드는 대사를

현실 속에서 하겠냐 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장 비장한 표정으로 사랑의 밀어를 읊게 되는 것이 연애 초기다.

언제나 사랑의 상대가 최우선이 되고, 전에는 알수 없었던

'저 꽃을 누가 사 가는 걸까?'라는 의문도 저절로 풀린다.

제작자가 1급 배우에게 많은 돈을 주며 연기를 시켜도 그렇게 열정적으로

배역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것을 가능케 만드는 힘이

바로 사랑이다.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불멸일 것 같던 사랑의 감정이

대부분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장을 꽉 채우던

수많은 스태프 중 조명이 가장 먼저 떠나며 찬란했던 빛은 사그라들고,

그 후 마치 누군가가 번호표를 쥐어준 것처럼 작가도, 연출도, 음향기사도

떠나 버린다. 그리곤 영화속의 달콤함은 이내 비루한 현실로 채워진다.

그리하여 영화의 장르는 처음에는 달콤한 핑크빛 멜로였다가

슬프게도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붉디 붉은 핏빛 스릴러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알아 두어야 하는것이 하나 있다.

연출도, 조명도, 작가도, 음향도, 주인곰도 자신이었듯 관객도 자신이란

사실 말이다. 고로 관객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무엇을 볼 것인지도 스스로가

정해야 한다. 그 마지막이 달콤한 멜로 인지 아니면 핏빛 스릴러일지.

모든 것은 처음처럼 당신이 원하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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