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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만족 등록일 : 2014-01-07 13:55

*대리 만족* 황학/임문석


태생이 왜소하고 소심해 다툼이나 싸움은 싫다.
부모에게 내려받은 유일한 유산인 간판도 별 볼 일 없어
그 누구와 대화하고 어울려 즐긴 적은 별로 없다.
인물 지상주의 사회에 약자 추남, 쥐죽은 듯 사는 인생일 뿐이다.


그런 약자에게도 만만한 존재가 한가지 있다.
자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순간순간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것
그건 인간을 웃기고 울려서 감동케 하는 詩句들이다.
때론 좋은 상식과 지식을 은어로 과장해서 예쁘게 꾸민 것을
함부로 귀찮게 포장해 씌워도 가타부타하지 않은 詩語들


아마 정다운 애인도 그리 갖고 놀았다면 짜증 내거나
투정부리거나 항의성 잔소리에 귀가 따가울 텐데,
내 멋대로 반죽하듯 주무르고 간지럽혀도 성내긴커녕
좋고 나쁜 감정은 한 번도 드러내지 않고 평온하였다.


내가 詩語들을 꼬집고 쥐어짜며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어쩐 일인지 독자들은 흥미진진하거나 기분 좋아한다.
간지럼 태우거나 어르며 놀면 독자들은 오히려 비웃는구려!
그렇다면 내가 詩語를 어떤 식으로 짜 맞추느냐에 따라서
읽는 독자들의 반응의 표정은 천차만별이겠구려!


인물 지상주의 사회에서 소외돼, 외면당한 외로움
詩語라도 난폭하게 다루지 않으면 잠잘 수가 없었다.

취미가 중독되어버려 어떻게하면 좋을까, 고민하게 되고
억지로라도 풍부한 감성과 풍자적 느낌을 전달하여
반사적인 맘을 불러일으켜 뭉클하게 동화해 울고 웃겨야!
난 비로소 독자로 하여금 대리 만족을 맛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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