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좋은생각
同氣 등록일 : 2014-02-06 20:17
언니와
밤을 밝히던 새벽은
'성서'를 받는 것 같다
내 야윈 뺨엔 눈물이 비 오듯 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이 뜨거워ㅡ
언니가 보고지워 떠나가는 날은
천릿길을 주름잡아 먼 줄을 몰라
감나무 집집이 빠알간 남쪽
말들이 거세어 이방異邦도 같건만
언니가 산대서
그곳은 늘상 마음이 그리운 곳ㅡ
오늘도 남쪽에서 온 기인 편지
읽고 읽으면 구슬픈 사연들
'불이나 뜨뜻이 때고 있는지
외따로 너를 혼자 두고
바람에 유리문들이 우는 밤엔 잠이 안 온다'
두루마리를 잡은채
눈물이 피잉 돌았다
◈ 노천명의 시집 〈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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