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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복숭아 등록일 : 2019-05-29 12:48


천도 복숭아


'초토의 시'로 유명한 시인 '구상'과

'소'를 그린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은

오랫동안 우정을 나누는 친구였습니다.


어느날 구상이 폐결핵으로 폐 절단 수술을 받았는데

몸의 병은 병원에서 의사가 고쳐주겠지만

약해진 마음은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치료하기에

구상은 절친한 친구인 이중섭이 꼭 찾아와

함께 이야기해 주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평소 이중섭보다 교류가 적었던

지인들도 병문안을 와주었는데

유통 이중법만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구상은 기다리다 못해 섭섭한 마음마저

다 들던 것이 나중에는 이 친구에게

무슨 사고라도 생긴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 지경이였습니다.


뒤늦게 이중섭이 찾아왔습니다.

심술이 난 구상은 반가운 마음을 감추고

짐짓 부아가 난 듯 말했습니다.


"자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그 누구보다 자네가 제일 먼저 달려올 줄 알았네.

내가 얼마나 자네를 기다렷는지 아나?"


"자네한테 정말 미안하게 됐네.

빈손으로 올 숭고 없어서..."


아중섭이 내민 꾸러미를 풀어보니

천도복숭아 그림이 있었습니다.


"어른들 말씀이 천도복숭아를 먹으면

무병장수한다지 않던가. 그러니 자네도

이걸 먹고 어서 일어나게."

구상은 한동안 말을 잊었습니다.

과일 하나 사 올 수 없었던 가난한 친구가

그림을 그려 오느라 늦게 왔다고 생각돼

마음이 아팠습니다.


구상 시인은 2004년 5월 11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천도복숭아를 서재에 걸어두고

평생을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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