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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약속 등록일 : 2014-04-29 10:32

사소한 약속
영조 때의 일이다.
정흥순이라는 사람이 동구릉을 지나던 도중
비를 만났다.
급히 갓모를 쓰고 옆을 보니
또 다른 사람이 비를 피하고 있었다.
그는 한참 비가 오는 하늘을 쳐다보더니
옆에 있던 정흥순에게 부탁했다.

"죄송하지만 비가 그칠 기미가 안 보이니
갓모를 좀 빌려주시면 안될까요?
반드시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몇 번이나 간절히 부탁하자
정홍순은 그를 믿고
자신의 집 약도와 함께 갓모를 빌려주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도..
일주일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그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
정홍순은 호조판서가 되어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는 입장이 되었다.

어느 날 새로 부임한 호조좌랑이 방문을 왔는데
예전에 갓모를 빌려가 되돌려주지 않았던
그 사람이었다.
정홍순은 말했다.

"한낱 갓모를 돌려주지 않은 것이라고
그대는 생각하겠지만,
작은 약속 하나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백성과의 약속인 나라의 살림을
공정히 처리할 수 있을까?"

- 임정희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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