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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앓던 엄마를 추억하며 등록일 : 2019-06-28 09:11


치매를 앓던 엄마를 추억하며


5년 전, 엄마는 아흔둘의 나이로 세살을 떠나셨습니다.

농가의 딸이 박봉의 월급쟁이와 결혼해 도시 생활을 시작했지만

경제적 여유 없이 궁핍한 생활을 시작했지만

경제적 여유 없이 궁핍한 생활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남에게 농담할 주도, 부탁할 줄도 모르는 고지식하 사람이었지요.


노년에는 치매가 찾아와 병상에 누워 지내시면서

무엇을 해도 서툰 저에게 간호를 받는 신세가 되셨습니다.

생전 목소리를 높에 본 적이 없는 엄마가 침대에서

큰 소리로 저를 불러댑니다.

"왜 불렀어요?"라고 물으면

"너는 왜 그렇게 못 생겼니?"라는 대답이 돌아오지요

엄마를 쏙 빼닮은 저에게 못 생겼다니 웃음이 터져 나오더군요

저가 노래를 부를 때면 실력이 형편없다고 구박합니다.


딸에게 '형님','아가씨'하고 내키는 대로 불러대지만 제가 기침이라도 하면

"빨리 약 드세요"하고 챙겨주는 엄마였습니다.

주르륵 눈물이 흐르더군요

치매라는 병이 엄마의 고지식한 성격을 바꿔놓은 덕에

엄마라는 업을 내려놓을 수 있으셨나봅니다.


-- 사이버라 리에코 '엄마는 이제 졸업할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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