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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어 한 마리 등록일 : 2014-09-15 10:23

병어 한 마리
병어 한 마리를 7,500원에 사 들고 온
아내가 의기양양해 했다.
절약 정신이 몸에 밴 아내는
내가 좋아하는 병어조림을 생각하며
몇 날 며칠을 재온 터였다.

그날 아침 밥상에 오른 병어는 장인어른과 나
그리고 아내의 몫까지
이렇게 3등분이어야 하는데
아무리 보아도 2등분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조림 냄비를 열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내 몫인 냄비에는 무만 잔뜩 이었다.

슬그머니 내 몫의 조금을 떼어
아내의 냄비에 넣으려 하니,
그 사이 눈치 채고 뿌리치는
아내의 손길이 얼마나 맵던지..
이런 일로 실랑이 해 봤자 매번 그랬듯
당해내지 못할 걸 아는 나는
다시 제자리에 놓고 말았다.

평생 자신을 희생하며 가정을 꾸려온 아내.
지금까지 제대로 된 반지 하나 못 받아 본 아내.
장래 대비에 그저 모으기만 열심인 내 고집에 눌려서도
힘들지만 항상 격려해주던 아내.

나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 김문수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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