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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 잎을 보며 등록일 : 2015-02-23 10:52
그늘과 고요를 더 오래 겪은 난초 잎은
훨씬 더 짙게 푸른 빛을 낸다.
선비가 먹을 갈아 그리고 싶게 되었으니
영원도 인젠 아마 그 호적戶籍에 넣을 것이다.
가난과 괴로움을 가장 많이 겪은 우리 동포들은
가장 깊은 마음의 수심水深을 가졌다.
하늘이라야만 와서 건넬 만큼 되었으니
하늘이 몸 담는 것을 잘 보게 될 것이다.
난초 잎과 우리 어버이들의 마음을 함께
보고 있으면
인류의 오억 삼천이백만 년쯤을
우리는우리의 하루로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도 한 개자芥子 씨는 개자 씨겠지만
이 세상 온갖 개자 씨들의 매음을 요약해 지닌
더 없이 매운 개자 씨이고자 한다.
⊙ 미당 서정주 대표100선
《 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