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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 등록일 : 2015-05-27 13:30
호수 1
정 지 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처럼 넓이와 깊이를 통해 표현한 경우는 드물다.
그리워하는 마음을 호수에 빗대는 순간 그러한 마음의 부피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간절해진다. 작은 두 손으로 얼굴 전체를 감쌀 수는 있지만, 마음만은 무엇으로도
덮거나 가릴 수 없다. 그리하여 화자는 스스로 눈을 감는다. 눈을 감는 행위를 통해
그 보고 싶은 마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또 계량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짧은 시이지만 이 시를 거듭해서 읽을 수록 내부는 무한해진다.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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