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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위에 쓴 편지 등록일 : 2016-02-22 09:48

쌀 위에 쓴 편지


'당신 수고'
베란다에 늘어둔 벌레 생긴 쌀 위에
오그라든 손가락으로 쓴 그대의 편지
그대가 내게 건넨 최초의 호명
그대가 내게 전한 최후의 인사
비장하고 아릿한 그 한 마디에
우리가 알처럼 들어앉았던 풀숲에서
산고양이가 울음으로 답했다
자연이 되어버린 편지의 행간으로
돌 틈에 핀 겨울 풀꽃처럼 돌아올까 그대도
쌀벌레 심장처럼 콩닥콩닥 가슴이 뛴다

ㅡ최명란(1963~ )

가슴으로 읽는 시 일러스트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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