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좋은생각
저 꽃 등록일 : 2016-12-28 20:08
저 꽃
앞으로 산책 거리 줄일 땐 어디를 반환점으로?
학수 약수터? 남묘(南廟)?
아직은 집에서 너무 지척인 남묘를 향해
일부러 이 골목 저 골목 에둘러 가다가
마지막으로 꽤 숨찬 언덕길을 오르다 만나는,
담 헐고 만든 꽃밭, 허나 다른 꽃들 자리 뜬 조그만 마당에
부용꽃.
내가 여름 꽃 하나만 그린다면
파스텔로 빛깔, 모양, 줄무늬까지 뜨고 싶은 저 꽃.
떠질까, 냉수로 새로 막 부신 듯 저 느낌?
발길 멈춘다.
오늘처럼 무더운 날 오후 저 꽃이 별안간
트라이앵글 소리 냈어.
이번에도 쟁! 또 한 번 쟁!
이번에도 발을 헛디딘다.
―황동규(1938~ )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25/20161225015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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