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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 등록일 : 2017-05-16 14:12

불의의 사고
2007년,
시집도 못간 제 누나는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음주운전을 한 트럭이 원인이었습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두 다리를 못 쓰게 된 누나..

여행사 직원으로 일하던 우리 누나..
바깥을 돌아다니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누나가
걸어 다닐 수 없게 되다니!

누나와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는
장애인과의 생활이라는 불편을 극복할 자신이 없다며
냉정하게 떠나갔습니다.

휠체어를 탄 누나와 함께 밖으로 나가면
우리에게 떨어지는 사람들의 시선이 생소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것이 잘못은 아닌데..
혀를 쯧쯧 차는 사람,
자신이 먼저 지나가기 위해 밀치는 사람..

집에 오는 택시를 도무지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누나를 보고
도망치듯 지나가버리더군요.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분노로 눈물을 흘리는 저를
오히려 누나가 달래주었습니다.

"괜찮아... 미워하면 뭐 하니. 시원하게 용서하렴.
살아갈 날이 쇠털같이 많이 있잖니!"

일에서의 열정도, 사랑하는 사람도,
혼자 느긋이 세상을 돌아다닐 자유도,
모두 잃어버렸는데도...

저는 아직까지
누나만큼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누나는 지금 고아원, 뇌성마비복지관 등에서
작은 선행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행복하다고 합니다.

- 김재춘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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