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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등록일 : 2017-06-14 12:49

제 남편은 설계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경상도 남자치곤 애교도 있고 장난기가 있어서
사귀는 동안 항상 이 사람의 웃는 모습을 자주 보았지요.

결혼을 해서 아들을 두면서
남편은 '이제 나의 어깨가 무거워지겠군.' 하면서
오히려 자신에게 기합을 넣곤 했지요.

그러던 남편이 어느 날 저녁
술을 한잔 하자고 하더라고요.
혹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얼른 술상을 봐왔지요.

남편은 술을 연거푸 먹더니
'만약에 내가 일을 그만 두고 직장을 옮기면
돈은 지금보다 많이 적을 텐데
그래도 괜찮겠냐?' 고 묻더군요.

무슨 일이 있냐고 물으니 일이 힘든 건
다 내 처자식 먹여 살리려고 하니
괜찮다고 맘먹지만
사람관계가 힘든 건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된다고 해요.

제 남편 참 많이 힘들었나 봐요.
이런 말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 참고 견뎠을까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그만두고 나도 같이
벌면 된다고 남편을 위로 했지요.

남편은 오늘도 힘든 직장 생활을 견뎌가고 있어요.
자기 전에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도 저 어린 내 아들 생각하면서 더 견디련다."

남편은 피곤에 지쳐 잠들었지만
전 밤새 남편의 손을 잡고 울었습니다.
제 남편 참 대견하죠...


- 정경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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