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

검색

커뮤니티 좋은생각

허니문....... 등록일 : 2007-01-25 11:43

우리가 위해서 내려다 본

그렇게 끔직하도록 끝없이 넒은파도가 일렁이는 회색 바다가 돌고래의 놀이터이듯

우리가 살아가는 이 끔찍하도록 넒은 세계의 모든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도까지 포함하여

신에게는 저렇듯 사소하고 야만스러운 놀이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엇비슷한 하나하나의 생명이 무수히 흩어져

막대한 수의 생각에 따라 헤엄쳐 다니고 있다.

사랑하기도 하고 증오하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고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낳기도 하고 끝내기도 하고 태어나고 죽고

많은 일들을 마치 질서따위 없는 것처럼 하고 있다.

성문이 아주 짙은 생명의 수프 안에서는

아무리 거친 일도 자잘하고 부드러운 일도 한꺼번에 일어난다.

그런 것들 모두 조그만 뜰에서

크나큰 시간의 바늘을 새기는 우리들의 생 모두가

그 병랑처럼 저 높고 평화로운 곳에서 바라보면

나란히 줄지어 파도를 타는 돌고래처럼

우스꽝스럽게 조그많게 그리고 힘차게 보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든 저 멀리서 보면

가혹하고 차갑고 거친 바다 속 회색 파도에 휩싸여

헤어치고 놀다가 마침내 없어져 이 거대한 세계 어딘가로 녹아든다.





- <허니문> 중 -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