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날의 그대 -박제천
눈이 와서 눈부신 날에는 잠에서 깨자 무화과나무도 잠이 깨고, 그 가지 끝의 새 한 마리 그 부리에 매달린 햇덩이 하나도 잠이 깬다 무화과 가지그물, 그 두루말이 편지 속에 점점이 웅크린 눈들도 잠이 깨어 눈을 부비고 눈가에 어린 무지개 타고 저 눈 속의 새, 잠 속의 여자, 고통 속의 햇덩이 모두 잠이 깬다 눈이 와서 눈부신 날에는 잠에서 깨어 더운 술 한잔 가득 따라 마시고 뇌파가 다 빠져나간 말린 무화과 열매의 허방에 더워오르는 이쪽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놓은 채 오드둑 오드둑 깨물어보자 잠든 신경, 잠든 마음, 잠든 사랑까지 모두 깨어 눈부신 그대를 맞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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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2007-06-11 10:51
여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눈내리는 풍경을
여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눈내리는 풍경을 상상하니..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