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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등록일 : 2007-06-11 10:05

눈부신 날의 그대 -박제천

눈이 와서 눈부신 날에는 잠에서 깨자
무화과나무도 잠이 깨고, 그 가지 끝의 새 한 마리
그 부리에 매달린 햇덩이 하나도 잠이 깬다
무화과 가지그물, 그 두루말이 편지 속에
점점이 웅크린 눈들도 잠이 깨어 눈을 부비고
눈가에 어린 무지개 타고
저 눈 속의 새, 잠 속의 여자, 고통 속의 햇덩이
모두 잠이 깬다
눈이 와서 눈부신 날에는
잠에서 깨어 더운 술 한잔 가득 따라 마시고
뇌파가 다 빠져나간
말린 무화과 열매의 허방에
더워오르는 이쪽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놓은 채
오드둑 오드둑 깨물어보자
잠든 신경, 잠든 마음, 잠든 사랑까지 모두 깨어
눈부신 그대를 맞아들이자

댓글(1)
  • 2007-06-11 10:51

    여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눈내리는 풍경을
    여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눈내리는 풍경을 상상하니..
    즐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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