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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꽃창포, 네가 오는 날이면 등록일 : 2007-08-05 12:33

노랑꽃창포, 네가 오는 날이면 / 안미숙




밤마다 꿈을 키우던 다락방에서
별빛으로 자란 새순 같은 문장들을 이끌고
만물이 깨어나듯 피어나는
꽃창포에 감은 긴 머리채 하늘하늘 날리며

그리운 네가 오는구나

맨발로 걸어가는 빈몸에서
하늘 향해 허리를 일으켜 세워 놓은
한그루 나무 앞에 네가 오기를
풀잎으로 길어 올린 젖은 아픔이 앓고 있는,

저 어둠에서 밝아오는 새벽
밀물처럼 차오르는 목젖에서 생의 빛나는 언어
이제야 가슴 적시며 파랗게 불러보는 날

눈부시도록 네가 달려 오는구나

긴 머리채 햇살로 반짝일 때마다
새벽바다 일렁이듯 펼쳐 놓은
꽃창포의 푸른 날을 찬란하게 은유하는,

별빛의 문장들 꿈을 모종하는
깊은 침묵에서 너와 함께 일궈가는
저 기름진 희망 멀지 않았다는 것을

활짝 핀 꽃처럼 웃으며 가벼워지는 땀방울
뿌리까지 내려가 바다를 품고 있는 언어
네가 달려오는 길 위에서 빛나고 있기 때문일까

아아, 사랑으로 네가 오는구나

썰물처럼 빠져나간 찬란한 푸른날
한아름 감싸 안은 사랑으로
초록별을 위해 너와 나 소망하는
만물이 일어서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면

다락방의 사랑
어둠이 사라지는 길목에서 꿈을 펼쳐 놓고
빛부신 바다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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