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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일은 그날 느끼도록 할 거야 등록일 : 2007-08-19 09:54

그날 일은 그날 느끼도록 할 거야

「그런 게 보이면, 그러면 나는 만족이야 정말. 내가 언젠가 또다시 인생을 거듭할 날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서두르지 않겠어. 나는 줄곧 서둘렀지. 아무도 나쁜 사람은 없었어.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요시오, 너도 조숙하니까 조심해. 나처럼 서둘지 말고. 엄마가 만들어준 밥이며, 사준 스웨터며, 잘 봐. 반 친구들의 얼굴이며, 공사를 하느라 무너뜨린 이웃집이며, 잘 봐. 실제로 살면서도 잘 모르겠지만, 분장실에서 보면 아주 잘 보이거든. 하늘이 파란 것도, 손가락이 다섯 개라는 것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고,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그건 맛있는 물을 꿀꺽꿀꺽 마시는 것 하고 똑같은 일이야. 매일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잖아.

모든 게 그래. 마시지 않으면, 바로 거기에 있는데 마시지 않다니, 목이 말라서 끝내는 죽은 것과 마찬가지야. 난 어리석어 서 얘기는 잘 못하지만, 그런 거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해, 모두에게.

나는 여름방학 숙제를, 일기 같은 것까지 방학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다 해버렸지. 모두들 방학이 끝날 무렵에야 부랴부랴 허둥거리는 것이 부러웠어. 그래도 일찍 끝내 버려, 무서워서. 그런 애였어, 난.

하지만 이 다음엔 일기는 매일매일 쓸 거고, 여름의 뜨거운 태양도, 그날 일은 그날 느끼도록 할 거야. 전엔 너무 서둘렀어. 그저 그랬을 뿐이야」

- 암리타, 요시모토 바나나 -

<청하낭자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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