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말이야/김민소
철길이 되어야 해
가지려하면 늘 달아나려 하지
하나의 길을 영원히 함께가고 싶다면
웃자라는 욕망을 채찍하며
간격을 지켜야 하거든
간이역같은 게지
미치도록 갈망한다 해도
스스로 돌아와 쉴 수 있도록
밤마다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길지라도
기다림의 미학을 터득해야 하는
農心을 길러야 할게야
늘 새벽별보다 먼저 일어나
땡볕에 그을리고 굳은 살이 박히면서도
돌 무덤가에 핀 괭이밥 하나에
아이의 웃음을 터트리는
사랑은 말이야
앞서 달려가지 않는 게야
상대방의 걸음을 맞춰야 하거든
살면서 흔들리거나, 넘어지거나 할 때마다
손을 잡아 줄 수 있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