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과 사랑
김용관
당산나무 그늘에서
커피 한잔씩 들고
가장 편안하게 앉아서
먼 산을 바라다보며
유유하게 마시는 기분은
당신과 내가 아니면 누가 알랴
하얀 솜털 구름과 먹구름이 번갈아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을 때
흘러간 세월을 마시듯
조금씩 커피를 입에 물고 있었다.
키 큰 나무 위에서 목이 쉬도록
이름 모를 새가 편지를 읽고
훌쩍 떠나 가버렸다
그러나 가슴속에
언제부턴가 머물러 있는
사랑의 바람은 뜨거운 커피향 속에
또 다른 솜털 구름을 피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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