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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큼이나 그립다. 등록일 : 2008-04-27 07:12

어슴푸레 한밤
작은 이슬 보이시고
말없이 돌아누우셨다.
가슴의 흐느끼심에
붙들지 못하고 보내드렸다.

울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해마다
벚꽃 내리는 봄이면
효도 관광 떠나실 채비
이방 저방 문턱이 닳고
장롱문 여닫는 소리
바쁜 바람을 일으키셨는데

그립다.
분 냄새 자욱하신 몸치장

조용한 거실
검은 소파 위에 걸린 까만 액자
예전의 자상하신 모습 그대로이신데
바보처럼 둘러봐도
숨으신 흔적 없으시다.

그립다.
맑은 시냇물처럼 낭랑하신 목소리

오늘은
비우신 자리
하늘만큼이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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