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이 전해준 응원
친구 집에 놀러 가는 길, 가판대에 있는 크고 잘 익은 수박이 먹음직스럽게 보여 하나 골랐습니다. 수박은 무겁고 날은 덥다 보니 가다 서기를 여러 차례. 낑낑대며 수박을 들고 가는 내 모습에 길 가던 어른들이 웃으며 한 마디씩 건넵니다.
“아이고, 무겁게 직접 들고 가? 배달을 시키지.” ‘아! 배달이 있었지. 배달시킬걸.’ “아이고, 수박이 커서 들고 가기 어렵겠네.” ‘좀 작은 걸 살걸. 너무 욕심부렸나?’ “힘들어서 어째! 들고 가지 말고 안고 가는 게 덜 힘들 텐데….” ‘아! 그렇겠다. 안고 가는 게 덜 힘들겠는데!’
그렇게 어른들이 건네는 한 마디에 혼잣말을 하다 보니, 어느새 친구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낯선 이가 건넨 마음이 담긴 한 마디가 응원이 되어 멀게만 보였던 길이 가깝게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글 정현숙ㆍ사진《좋은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