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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시 걸린 가을 등록일 : 2008-08-28 15:33

요번 여름은 무척 더웠습니다. 그래서 예년보다 더위가 오래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처서가 지나면서 더위는 힘을 쓰지 못합니다. 처서가 되면 모기의 입도 삐뚤어진다고 하더니 더위의 입술이 삐뚤어졌나 봅니다.

해가 지면 서늘해지더니 새벽에는 홑이불로는 견디기 어려워 제법 도톰한 이불을 꺼내 덮습니다.

길에서 단풍나무 한 그루 봤습니다. 그 맨 위에 가을이 살며시 걸렸습니다. 아내는 그 가을의 전령을 보고는 홑이불을 빨아야겠다고 야단법석을 핍니다. 세탁기가 하는데 왜 그리 야단이냐고, 아직 여름이 다 간 것이 아니라고 한마디 하지만 아내는 대꾸도 하지 않습니다. 아내가 빨래하는 동안 나도 선풍기며 여름에 사용하던 일체를 옥탑방에 싸서 얹습니다. 서둘러 여름 더위도 보자기에 싸 얹습니다.

글 최연창ㆍ사진《좋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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