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언제쯤 내게 청혼할까 기대하다 소박맞은 여자들의 한을 풀어줄 남자들의 속마음 앙케트.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다 체한 언니들의 한탄. 도대체 남자들은 무슨 심보로 기껏 오래 사귄 연인에게 ‘결혼하자’고 말하지 않는 걸까? 이 기막힌 반전은 영화에서나 봤으면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내게,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치고 빠지는 바람둥이는 제쳐두고라도 나쁜 짓이라고는 한 번도 안 해봤을 것 같은 그 남자들이 막판에 배신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남자들의 ‘비겁한 속마음’을 파헤쳐봤다.

▶ 결혼을 생각한 그녀에게 프러포즈하지 않고 이별을 고한 적이 있는지?



▶ 그녀에게 프러포즈하지 않은 이유

성격이나 가치관 등 나와 맞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참고, 참고, 또 참다 여자가 끝까지 자신의 성격을 양보할 기색이 없을 때 그녀를 미련 없이 놓아버린다고.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기에게 ‘유리한’ 것을 찾아 떠난다. 비위를 맞춰줘야 하는 사람은 상사만으로 족하단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결혼에 대해 압박할 때
연애 칼럼니스트 이명길은 ‘거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결혼을 먼저 서두르는 여자에게서 도망치고 싶어 한다’고 조언한다. 왜냐고? 실은 마음이 아니라 집 얻을 돈이 준비가 안 된 거니까.

이 여자를 평생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슴을 짓눌러서
남자가 무책임한 동물이라는 거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통장 잔고가 의심스러워서. 항상 ‘나 돈 없어’를 연발하는 여자는 내 돈도 증발시킬 것 같다
특히 로고가 뚜렷하게 박힌 명품을 사랑하는 여자들. 돈 좀 있는 남자도 명품으로 휘감는 여자는 부담스러워한다. 더 좋은 것을 사줘야 할 것 같기 때문이라나. 정 갖고 다니고 싶으면 로고가 꽁꽁 숨어 있는 아이템을 애용하라는 팁 아닌 팁도 주더라.

너무 오랫동안 만나서 더 이상 설렘도, 알고 싶은 것도 없기 때문에
아 그래서 나랑 헤어지고 다음 여자 만나 바로 결혼하는 거구나.

부모님이나 친구가 반대해서
“그 순간부터 여자친구의 결점이 마구 보인다”는 몇몇 인터뷰이의 고백. 실제로 남자가 이 여자와 결혼할까 말까 망설일 때, 자기 부모님에게 선물 공세를 하거나 안부 전화를 하는 여자 혹은 친구들 앞에서 센스 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청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기타
‘아무 이유 없이’ ‘프러포즈 거창하게 해야 하는데 생각하기도 추진하기도 귀찮아서’ 등, 참으로 비탄스러운 답변들이 가슴을 무너지게 한다. 이런 남자는 헤어지자고 하는 게 감사할 뿐이다.

▶ 그렇다면 당신이 프러포즈하고 싶은 여자는

맞선, 소개팅 등에서 만난 조건 꼭 맞는 (혹은 좋은) 그녀
이 답변을 한 인터뷰이에게 ‘남자들, 지나치게 속물 아니냐’고 비난을 퍼부었더니 하는 말. “어른 말씀 틀린 거 없다고 경제력, 집안, 학벌이 비슷비슷해야 수월하게 잘산다고 하지 않나.” 책 <그리스 인 조르바>에 나오는 주인공 조르바는 ‘내 머릿속은 끊임없이 주판알 굴리는 구멍가게’라고 고백했는데, 우리 주변에도 조르바가 너무 많다. 남자들아, 세상 살기가 그렇게 힘드니?

이제 그만 장가가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마침 나와 사귀고 있는 여자
결혼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게 아니라 결혼할 타이밍에 사귀고 있는 사람과 하는 거라고 했다. 수많은 여성 편력을 자랑하는 한 독신남은 결혼이 하고 싶다면 결혼할 생각이 있는 적정 연령의 남자를 공략하는 게 제일 수월하다고 조언한다. 지금 당신 옆에 있는 ‘오래 사귄 연인’ 말고.

비록 설레는 감정은 없지만, 오랜 시간 내 곁에 있어준 연인
마땅히 1위가 되어야 할 답변이건만. 20%라도 나와 준 것이 감사하다.

속궁합이 환상적으로 잘 맞는 여자
‘성격 차이로 인한 이혼’의 대부분이 ‘성(性)적 견해 차이’라는 풍문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대부분이 부부관계의 불만족 때문에 바람을 피우더라.

기타 ‘비전이 있는 여자’ ‘사랑하는 여자’
고작 2%의 남자들에게서 듣고 싶었던 답변이 나오다니….

▶ 치고 빠지는 그 남자
오래 사귄 연인만 믿고 맘 놓고 있던 그녀들이 애인의 막판 뒤집기에 낙동강 오리알 되는 것을 보고, ‘나쁜 남자’를 만나 그런 거라고 충고해왔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여자들이 많은 것을 보니 ‘나쁜 남자’가 아니라 대부분의 남자들도 그런가 싶어서 물었다.

▶ 결혼 적령기에, 교제 기간이 긴 연인에게 청혼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