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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가 가능한 갑상선암, 초기 치료가 관건 등록일 : 2013-01-29 00:17

완치가 가능한 갑상선암, 초기 치료가 관건

암은 여전히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암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고, 6만 5천여 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남자 3명 중 1명, 여자 5명 중 1명꼴로 암에 걸리고, 남녀 모두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그렇다면 암은 어떻게 예방해야 하고, 예방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현장에서 암과 치열하게 싸우는 의사와 암을 극복한 환자들을 만나본다.

전체 암 발생률 2위, 여성암 발생률 1위가 바로 갑상선암이다. 이런 무서운 통계에도 불구하고 ‘수술 안 해도 되는 암’, ‘별거 아닌 암’이라 치부될 만큼 그 위험성에 대한 인식 수준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전이될 위험이 크고 생존율이 50%도 안 되는 미분화 갑상선암이 점점 증가 추세에 있다. 게다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남성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갑상선암 권위자인 강북 삼성병원 갑상선암센터 윤지섭 교수와 그의 치료로 갑상선암을 완치한 김혜정 씨를 만나 갑상선암 극복기를 들어보았다.

정기검진으로 우연히 발견된 갑상선암

평범한 주부인 김혜정 씨(38)는 언젠가부터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었다. 잠깐 의자에 앉기만 해도 졸기 일쑤였고, 몸이 무거워 일을 할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의욕을 상실했다. 먹는 양은 평소와 똑같았지만 이상하게 체중은 자꾸 불어나는 것 같았다.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급기야 정기검진을 받기 직전에는 심한 감기몸살을 앓는 것처럼 온몸이 쑤시듯 아팠고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의료기 회사에 다니는 남편 덕분에 평소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아왔던 김혜정 씨는 전과는 다르게 무거운 몸 때문에 건강검진 항목에서 특별히 2가지 검사를 더 신청했다. 뇌혈류와 갑상선 검사였다. 두통이 유난히 심해 막연하게 머리 쪽 검사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다 갑상선 검사에서 초음파상으로 혹이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고, 곧장 건강검진센터에서 갑상선암센터로 옮겨 정밀검사를 받았다.

“처음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다른 암에 비해 경과가 좋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반절제가 아닌 전절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절망했습니다. 평생 약을 먹어야 살 수 있는 몸이 된다는 생각에 상실감도 컸고요.”

김혜정 씨는 갑상선암센터의 갑상선 담당의 윤지섭 교수로부터 갑상선암 1기 판정을 받았다. 비교적 저 위험군에 속하지만 림프절 전이가 있어 국소적 재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밀하게 관리해야만 한다고 했다.

“자각 증상 없이 발견된 양측 결절로 갑상선 초음파 및 세침흡인 세포검사를 시행해 양측 갑상선 미세 암 전절제를 했습니다. 미세 암이었지만 림프절 쪽에 전이가 있어 고용량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했고요. 김혜정 씨는 현재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재발이 되지 않도록 추적검사 중입니다.”

갑상선 전절제 수술과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을 해야 한다는 사실로 괴롭기만 했지만, 의외로 수술 후에는 감정을 추스를 수 있었다. 명색이 암 수술이라 겁을 잔뜩 먹고 있었는데, 수술도 1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수술 후 불편함이나 특별한 통증도 없었다.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는데요. 갑상선 수술이 아이를 낳을 때보다 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암이라는 무서운 단어에 짓눌렸던 마음이 한순간에 가벼워지면서 ‘애걔? 별거 아니잖아!’ 싶더라고요.(웃음) 평생 약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절망감도 이제 약만 먹으면 괜찮은 것으로 바뀌었고요.”

갑상선암도 암이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은 목의 한가운데 앞으로 튀어나온 물렁뼈의 아래쪽 기도 주위를 감싸고 있는 내분비선을 일컫는 것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에 생긴 혹을 결절이라 하고 이 결절은 또 양성 결절, 악성 결절로 나뉘며 이 중 악성 결절이 갑상선암이다. 갑상선암은 ‘거북이암’이라 불릴 만큼 암이 자라는 속도가 늦은 편이고, 다른 부위로 잘 전이되지도 않기 때문에 수술만 받으면 대부분 완치된다. 수술 5년 후 생존율은 남자 98.3%, 여자 99.5%로 다른 암의 5년 평균 생존율 59.5%와 비교하면 대단히 높은 편이다. 그래서일까? 갑상선암이 ‘별거 아닌 암’으로 치부되면서 수술을 하면 더욱 악화된다는 잘못된 속설을 믿고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도 종종 있다.

“한때 ‘크기가 작은 갑상선암은 치료하지 않고 지켜봐도 된다’는 보도 때문에 수술을 거부하는 환자들이 좀 있습니다. 그러나 갑상선암도 초기단계에서 절제하지 않으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어요. ‘느린 암’이라고 해도 암은 암이니까요.”

비교적 빨리 수술을 해 좋은 예후를 보이고 감정 정리도 잘 마쳤다는 김혜정 씨는 가장 힘들었던 치료로 고용량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를 꼽았다. 운이 좋아 고용량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는 한 번만 받았지만 생각보다 수월했던 수술과 비교했을 때 너무 힘든 치료였다. 치료가 시작되기 2주 전부터 요오드가 많이 들어간 달걀노른자나 고기, 현미 등을 피하고 백미만 먹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식이요법을 해야 했다. 그리고 2박3일간 납으로 된 방에 격리된 채 고용량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를 받았다. 김혜정 씨는 몸에서 잔여 방사선 물질이 검출될 위험성 때문에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바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이 무척 견디기 힘들었다.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몸이 될 때까지 동위원소 치료 환자들을 위한 전문 요양원에 머물러야 했다.

“그곳에서 윤 교수님의 진가랄까요? 그런 걸 느꼈어요. 병의 정도야 모두 다르겠지만 요양원에서 만난 갑상선 전절제 수술 환자 중 제 흉터가 가장 작았거든요. 어떤 분은 쇄골이 노출된 옷은 아예 못 입을 정도로 큰 수술 흉터를 가지고 계셨어요. 윤 교수님은 제 작은 흉터도 견디지 못하시고 레이저 시술을 하실 정도인데 말이에요.”

김혜정 씨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미용적인 섬세함은 아닌 듯했다. 암이라는 큰 절망 앞에서 환자는 불안하고 약한 존재가 되는데, 완치 후 일상으로의 완전한 복귀를 위해 흉터치료까지 섬세하게 신경 써주는 담당의의 자세에 환자는 크게 신뢰를 가지게 된다. 윤지섭 교수는 얼토당토 않는 억지를 부리는 환자의 말까지 진지하게 경청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진단하고 수술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완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불어넣어주려 노력해요. 몸의 병은 의학기술이 고칠 수 있지만 마음의 병은 사람만이 고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권위를 내려놓고 눈높이를 환자에게 맞추며 환자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윤지섭 교수를 보며 ‘의술이 인술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야말로 그는 이 시대가 바라고 원하는 인술을 묵묵히 행하고 있는 숨은 명의가 아닐까.

윤지섭 교수가 밝히는 갑상선암의 오해와 진실

1 폐경 치료를 받으면 갑상선암에 걸리기 쉽다?
일반적으로 폐경 후 여성호르몬 복용이 갑상선암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이야기는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건강검진이 보편화되기 전 유방암 환자들이 초음파 검사와 갑상선 검사를 함께 받았던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때 갑상선암이 우연히 발견된 경우가 많아 그런 소문이 퍼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 갑상선 기능 항진·저하증이 갑상선암으로 발전한다? 갑상선 기능 이상을 가진 분들이 갑상선암에 잘 걸린다는 것 역시 잘못된 생각입니다. 갑상선의 기능 이상이 있는 분들이 반드시 갑상선에 혹이 생기는 것은 아니며, 설령 혹이 있다고 해도 갑상선 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것은 아닙니다.

3 갑상선암 수술을 하면 목소리가 변한다? 갑상선 주변에는 목소리에 관계된 중요한 신경이 있습니다. 상후두신경은 고음과 목소리 톤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되돌이 후두신경은 성대의 움직임에 관여하는 중요한 목소리 신경입니다. 이러한 신경이 손상되면 목소리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이 손상되지 않아도 일시적으로 신경기능이 저하되어 목소리가 변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됩니다. 갑상선 주변을 감싸고 있는 근육을 절개하거나 수술한 경우, 상처 주변의 유착 등으로 목소리의 미세한 변화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갑상선암이 주변 조직이나 목소리 신경을 침범하여 신경을 절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목소리 때문에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일은 없습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4 갑상선암은 여자들의 암이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이 여성에서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남성에서도 갑상선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생률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남녀 비율로 따지면 1:5 정도입니다. 갑상선암이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5 미역, 김,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해조류를 먹으면 갑상선암에 걸리기 쉽다?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주 원료는 김, 미역, 다시마 등에 많이 포함된 요오드라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는 것이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갑상선암 수술 후 받게 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시행하기 전 식이요법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요오드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갑상선암 완치 환자 김혜정 씨의 기적의 밥상 제철과일 주스

김혜정 씨는 발병 전 식습관이 무분별했다. 한밤중에도 통닭 한 마리를 앉은 자리에서 해치웠으며, 고기가 먹고 싶으면 당장 먹어야 하는 못 말리는 육식주의자였다. 외식을 자주 해서 맵고 짠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 있었다. 집에서 만든 음식은 점점 맛이 없어졌고 다시 외식을 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러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담당의로부터 갑상선 호르몬 분비에 좋지 않은 육식을 줄이라는 주의를 받았다. 평소 육식을 즐기던 식습관 때문에 암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 또 식구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때부터 그는 적극적으로 식생활 개선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선택한 것은 과일이다. 갑상선암에는 비타민C가 좋다는 것을 알고부터 온 가족이 매일 과일주스를 마시고 있다. 과일은 제철 과일 선택을 원칙으로 했고, 비타민C 함량이 높은 사과와 10대 항암식품 중 하나인 토마토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중 토마토는 익혀 먹으면 항암효과가 증대되기 때문에 익혀서 주스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육식을 완전히 끊고 채식주의자가 된 것은 아니다. 암에 좋다는 음식을 찾기보다는 몸에 좋다는 음식과 식단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더라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음식의 영양과 효능이 달라지기에 무조건적인 배척과 맹신은 피했다.

출처 : 여성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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