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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여행 99배 즐기기 등록일 : 2009-07-22 22:33

▲ 어디가 바다인지 하늘인지 경계가 묘연하다. 온통 푸른빛 넘실대는 외초 목넘휴양지.
ⓒ 정민웅
어디 한적하고 아름다운 곳 없냐고요?
'여행이조아'의 전라도여행 99배 즐기기

최고로 더운 여름 한복판에 휴가철인 8월. 어딜 가나 사람이 많고 차도 막힙니다. 넘쳐 대는 사람의 파도를 피하고는 싶고, 그렇다고 멀리 떠나고픈 유혹을 패대기칠 수는 없으니, 8월에 가장 좋은 여행지는 말할 것도 없이 사람이 적은 곳이겠지요?

넘쳐대는 사람들의 파도를 피하라

휴가철 사람이 적은 곳엔 두 가지 특징이 있지요.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알려지지 않은 곳, 그리고 너무 멀거나 교통이 불편해서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이겠죠. 너무 먼 데는 됐으니 한적한 곳만 가르쳐 달라구요? 떼끼! 이 사람아. 그렇게 하면 거기도 시끄러운 데 되는 거여~.

피서 하면 생각나는 곳은 우선 바닷가입니다. 서해, 남해 바다는 제각각 특징이 있지요. 서해는 갯벌과 낮은 물깊이로 인해 바닷물이 더럽게 보이는 편으로 옷을 입은 채로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옷에 모래가 한 움큼 묻어 있습니다. 서해에서 바닷물을 먹는다는 것은 모래를 먹는다는 것과 같지요. 대신 서해는 어느 바닷가든지 해지는 모습이 일품이란 장점이 있습니다.

서해와 마찬가지로 남해도 복잡한 해안선 구조로 2㎞가 넘는 큼지막한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은 찾아보기 힘들고 모두 고만고만한 크기지만, 물빛은 깊은 초록과 파란빛을 띠고 물은 깨끗하며 물깊이는 깊은 편입니다. 사실 남해, 서해 막론하고 전라도에서 사람이 붐비는 해수욕장은 거의 없습니다. 서해 변산해수욕장, 남해 완도 명사십리 정도가 제일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라고 할까. 물 맑고 해변 넓고 편의시설 잘 돼 있는 명사십리가 이제는 전라도 최고의 해수욕장이 되었습니다. 2005년 12월 완도와 신지도를 있는 신지대교가 개통되었으며 밤에 보는 야경 또한 탄성이 나오게 됩니다.

섬에 갈 때는 차를 두고 떠나라
전라도에서 바다가 제일 아름답게 보이는 곳은? 격포 해수욕장? 완도 명사십리? 고창 명사십리? 해남 송호리?…
사람에 따라 대답이 달라집니다만 제 생각엔 바다가 제일 아름다운 곳은 바로 섬입니다.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싶으면 섬으로 가면 되는 겁니다.


▲ 밀물 때면 수만 개의 얕은 파도가 겹겹이 계속해서 밀려들어오는 나로도 조금나리.
ⓒ 정민웅

하지만 섬은 여름 휴가철에 가장 피해야 할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여름철에 전라도에서 가장 차가 심하게 밀리는 곳은 땅끝 일대입니다. 보길도 가는 차를 실으려고 땅끝항에 길게 차들이 주차돼 있는 것이지요. 보통 너댓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2005년엔 보길도 도로 전부에 차들이 꽉 들어차 소통이 전혀 안 되는 난리가 났더랬습니다. 들어가는 것도 들어가는 거지만 구경하기도 힘들고 어렵게 구경했다손 치더라도 배에 차 싣고 나오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막배 시간을 놓쳐 잠을 자려는데 아이구 방이 있겠습니까? 차에서 새우잠 자야죠. 새우잠 자고 아침 배 뜨는 시간이 되면 이제 끝나나요? 지루한 줄서기 계속 해야죠. 평소에는 즐겁게 웃다갈 곳이 평생을 두고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마음먹는 곳이 됩니다. 이것은 보길도의 문제가 아니라 여행자 자신의 실수임을 알아야 합니다.

정보를 알고 떠나라~. 차를 싣지 않고 맨몸으로 배를 타는 일은 훨씬 쉽습니다. 땅끝이 제일 심하지만, 차를 배에 싣고 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상당한 기다림은 기본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그나마 육지와 다리로 이어진 곳은 낫습니다만, 엄밀히 말해 다리가 놓인 곳은 편리함을 얻는 대신 섬으로서의 낭만은 잃는 것입니다. 섬이란 한번 들어가면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은 곳으로 풍랑주의보라도 뜨면 며칠이고 해제될 때까지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적막감과 고립감이야말로 섬이 가진 매력입니다. 그런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 배가 못 뜨는 거지, 비가 와서 배가 못 뜨는 것은 아니라는 것 기억하세요.

바닷가라면 고흥 나로도 염포해수욕장 등 추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도 멋진 바다는 어디일까요? 해마다 가장 추천하는 전라도 바닷가는 고흥군 나로도입니다. 나로도도 섬이었으나 외나로도와 내나로도, 고흥을 있는 다리가 놓임으로써 출입이 쉬워졌습니다.

▲ 파도 칠 때마다 몽돌 소리가 정겨운 염포해수욕장 자갈해변.
ⓒ 정민웅

우선 바닷빛이 하늘을 쏟아부은 것 같은 신비로운 색감을 보여 주는 남해 바다입니다. 게다가 섬이라 바다를 바라보는 절경은 끝내줍니다. 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바로 자갈, 몽돌 해수욕장인데요. 대표적인 곳이 보길도의 예송리 갯돌 해수욕장입니다. 예송리 없는 보길도 , 상상할 수 없습니다.

나도로 해수욕장의 80%는 자갈해변입니다. 지금은 없어져 버린 예내, 우주센터 건설중이며 일출로 유명한 하반, 나로도 최대 해수욕장인 염포해수욕장 등이 자갈해변입니다. 섬 대부분이 시멘트포장도로로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고 마을의 반은 빈 집일 정도로 변화의 몸살을 앓는 곳입니다. 하루 정도의 시간이라면 나로도 구석구석 모두 갈 수 잇는 시간이 됩니다.

주요한 볼거리는 나로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넓고 몽돌해변인 염포해수욕장. 염포는 작은 돌들이 해변을 이루고 있어 파도가 칠 때마다 까르르 웃으며 사라집니다. 처음 듣는 소리라 굉장히 신기하지만 수심이 깊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하촌마을은 나로도에서 위도상으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마을로 해안절벽이 있으며 이 절벽에서 바라보는 곡두여(썰물에 드러나는 바위섬)엔 초원이 풋풋하게 그려집니다.
나로도 해수욕장은 나로도에서는 보기 힘든(?)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입니다. 소나무숲이 있어 그늘에서 쉴 수도 있습니다.

외초 목넘휴양지. 도로상에서 외초 목넘 휴양지를 보면 바다를 둘로 갈라놓은 것 같습니다. 반도 지형이라 생각하시면 되는데 이국적 풍경입니다.
조금나리는 밀물때 들어가야 제격인 곳입니다. 밀물 때면 수만 개의 얕은 파도가 겹겹이 계속해서 밀려 들어옵니다.

예내. 예전에는 가장 아름다운 바닷빛으로 사람들을 유혹했는데 우주선 발사기지 때문에 방파제를 만드는 바람에 해변이 사라졌습니다. 육지에 붙은 해변은 대체로 알이 큰 돌들에서 달걀만한 돌까지 작아지다 결국엔 모래사장으로 바뀌는 곳이었는데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쉽게도.

여름밤 더위 날리고 싶다면 지리산 달궁야영장
한여름밤 열대야 때문에 잠 못 이루시는 분들 많죠? 여름에 빼놓지 말고 해야 할 것이 야영입니다. 텐트 쳐 놓고 휴대용 버너로 밥을 하고 간단하게 김치에 고추장, 쌈장, 청량고추, 참치 또는 돼지고기 넣고 팔팔 끓이면 맛이 시원한 김치찌개 되는 겁니다. 밖에서 먹는 밥은 항상 꿀맛입니다.

국립공원 중에 야영장이 있는 곳이 많은데 그 중에서 지리산 달궁야영장 추천합니다. 어느 해인가 멋모르고 달궁야영장에서 간편히 옷 입고 잠을 자는데 새벽에 추워서 달달달 떨다가 오리털파카 입고 겨울이불 똘똘 말고 겨우 잤습니다. 산이나 계곡에서 잘 때는 추위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설마라구요?

▲ 나로도에서 위도상으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하촌마을에서는 머리 위에 풋풋한 초원을 올린
곡두여가 바라보인다.
ⓒ 정민웅

야영을 권하는 것은, 여행이란 것이 일상탈출이기 때문에 평상시에 하던 대로 해서는 별 재미가 없습니다. 스스로 설치하고 구하고 함께 밥 먹고 물장구 친다는 거 그리고 자연 속에 보다 가까이 간다는 것은 절대 잊지 못할 기억이 됩니다.

집 같은 경우 자연과의 거리가 벽 때문에 최하 20cm 이상이고 텐트의 경우 1mm 정도 되죠. 그게 엄청납니다.
야영용품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손바닥만한 천 원 짜리 미니랜턴, 추위에 대비한 휴대용 물난로(물통에 뜨거운 물을 넣는 것으로 번데기 형태의 주름이 있는 아연재질의 합금 라디에이터) 등등.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텐트를 숙소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달궁야영장은 만원 대의 돈을 받는 관계로 바로 옆 계곡 인근 나무숲에 자리를 펴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리산 반달곰 있는 문수사 계곡은 어떨지
계곡은 어떤 곳이 있을까요? 국립공원에서 입장료를 받을 때는 입장료 받는 계곡은 사람들이 적었습니다만 이제는 입장료도 없으니 어딜 가나 사람들이 몰리게 됐습니다.
대신 몸 전체를 담그면 목욕으로 간주하여 벌금 20만원을 때리신다 하니, 발만 살짝살짝 물에 담그다 나와야 합니다.

계곡은 지리산 반달곰이 있는 구례 문수사 계곡을 추천합니다. 문수사 계곡은 전형적인 지리산 산골마을입니다. 계곡 옆에 펜션 등 숙박업소도 많습니다. 밤이면 들리는 것이라곤 별빛처럼 흐르는 계곡물 소리와 보이는 것이라곤 까만 하늘의 참한 은하수들뿐입니다. 같이 걷는 이의 발소리가 낭만적인 음악처럼 들리고 상쾌한 밤 공기에 육체를 도는 피가 맑아집니다.

험악하기 짝이 없는 오르막 시멘트 도로를 타고 힘들여 운전대 부여잡고 올라가면 하늘 아래 문수사가 나옵니다. 처음으로 나오는 건물은 한때는 똥돼지를 키웠던 화장실이 일주문격인 넝쿨터널을 통과합니다. 속리산 법주사의 팔상전 같은 탑 형식의 전각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화순 쌍봉사 대웅전과 비슷합니다.

우리에 갇힌 반달곰도 있습니다. 마침 옆에서 반달곰용 과일을 관광객이 사려고 하자 벌써부터 눈치 채고 울음소리를 냅니다. 좋은가 보네요.

순창 향가 가는 길엔 스릴 넘치는 터널도
강은? 순창의 향가 유원지가 제격입니다. 암벽에 구멍을 뚫어 터널을 만든 여수 마래터널처럼 순창 향가에는 차 한 대가 지나가는 터널이 있습니다. 일제시대 때 만든 철도용 터널인데 해방이 되어 레일은 깔리지 아니했습니다.

▲ 순창 향가 유원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여기까지 관광열차가 들어오도록 교각 건설하다
중단. 교각만 서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 정민웅

오지인지라 차량 통행은 거의 없고 입구에 다다르면 어두운 터널 내부가 보이면서 긴장감이 흐릅니다. 라이트 상등을 켜는데도 어둡고 갑자기 한기가 뼛속을 유람하고 가끔 천장에서 동굴처럼 물방울이 한 방울씩 똑똑 떨어집니다. 갑자기 차를 세우고 라이트를 죄다 끄면 순간적으로 아~ 해방감에 사로잡힙니다. 내·려·봐…어서~. 내리면 저절로 뛰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운동 제대로 되겠죠.

터널 길이는 300m 정도로 중간 이후부터는 가로등이 있는데 있으나마나 합니다. 빛이 새어나오는 날꼬리(출구)에는 푸른 자연이 확 받치고 있습니다. 터널을 통과하면 새로운 세상에 온 것 같습니다. 지금은 우회도로가 있지만 우회도로가 없이 터널만으로 마을에 들어갈 수 있다면 이것은 분명 대단한 동네 명소가 될 것입니다.

낮 여행 벗어나 해질 무렵 떠나보는 여행을
가끔은 몇 년 또는 몇 십 년간 지루하게 반복했던 여행 패턴을 바꾸어야 합니다. 우리는 보통 아침녘 느긋하게 출발하여 관광지들을 둘러본 후 해질 무렵 숙소로 들어와 다음 여행을 준비합니다.

▲ 어두운 천장에서 동굴처럼 물방울이 한 방울씩 똑똑 떨어진다. 일제시대 때 만든 순창 풍산면
향가리 터널. 차 한 대가 지나갈 만하다.
ⓒ 정민웅


여름은 열대야 때문에 밤에 잠들기 힘들고 낮에는 무더워 돌아다니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밤에 여행을 떠나 보세요. 더운 낮엔 실내에서 조용히 지낸 후 더위가 가시는 저녁 무렵 시원하게 바람을 가르고 보이지 않는 대신 낭만이 가득한 어두운 밤을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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