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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 5월의 가볼만한 곳 등록일 : 2010-05-18 09:54

한국관광공사는 '섬을 걷다'라는 테마 하에 2010년 5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발아래 황홀경을 두고 오르는 사량도 옥녀봉(경상남도 통영시)', '독도를 껴안은 섬, 울릉도를 걷다(경상북도 울릉군)', '고산의 발자취를 따를까 해안 경승에 취할까(전라남도 완도군), '비조봉에 날아올라 덕적도의 황금해변을 굽어보다(인천광역시)', '섬과 섬이 만나는 제주의 다도해, 추자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등 5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 돈대산 정상에서 바라본 추포도 횡간도 검은가리섬 ⓒ 공사 정승신

섬과 섬이 만나는 제주의 다도해, 추자도

위치 : 추자항, 제주시 추자면 대서리
이른 아침 제주공항에 닿아 바로 제주항으로 향한다. 추자도로 가는 가장 빠른 배편은 오전 9시 20분 제주항을 출발하는 쾌속선, 핑크돌핀호다. 귀여운 분홍 돌고래가 그려진 배를 타고 넘실대는 파도에 가볍게 몸을 뒤뚱거리다보면 점점이 보이던 섬들이 선명해지고 그 가운데 가장 큰 섬, 추자도가 나타난다.

추자도는 한반도와 제주도를 잇는 다리 같은 섬이다. 1910년 제주도로 편입되기 전까지 전라남도에 속해있던 추자도는 북쪽으로는 윤선도가 머문 보길도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운이 좋으면 한라산 정상까지 선명하게 보인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추자도로 가는 배편은 핑크돌핀호(1시간 소요)와 한일카훼리 3호(2시간 소요)가 있다. 목포, 진도(벽파), 완도에서도 이들 배를 타고 추자도로 올 수 있다.

작은 항구의 평화로운 풍경에 취해 어물거리다보면 어느새 항구 주변엔 아무도 없다.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추자도는 제주도의 다도해이자, 바다낚시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어 사시사철 낚시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반관광객의 발걸음은 뜸한 편.

당일치기로 추자항을 둘러보려면 상추자도 항구에서 매시 정각에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타는 게 좋다. 버스요금 900원에 상추자도에서 하추자도 끝까지 드라이브하는 기분이다. 돈대산 산책로 입구 정거장에서 내리면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전체를 볼 수 있는 돈대산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추자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돈대산까지는 굼벵이 걸음으로도 20분이면 된다.

추자도의 아름다운 비경들을 가리키는 추자10경 가운데 8경이 추자도 주변 섬에 관한 것인데, 돈대산 정상에서는 이 섬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안내판에 그려진 지도에 따라 눈앞에 보이는 섬의 이름을 불러본다. 검은가리, 두령여, 구멍섬, 보름섬, 큰미역섬, 작은미역섬, 밖미역섬, 섬생이, 푸랭이 등 낯선 섬 이름을 줄줄이 읽다 보면 추자도가 왜 섬 천국인지 알 수 있다.





◇ 묵리포구 맞은 편에 있는 섬생이섬 ⓒ 공사 정승신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섬도 있으니 괜찮은 이름 하나 지어줘도 좋을 듯. 터 좋은 곳에 놓인 정자에 앉아 사방팔방 열린 하늘과 맞닿은 바다를 둘러보니, 또 다시 긴 걸음 내딛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돈대산 정상에서 하추자도 쪽으로 내려가면 신양 포구와 마주친다. 추자10경 중 장작평사(長作平沙)라 불리는 신양 포구는 길이 약 100m의 자갈해변으로 잔잔한 파도에 비친 동글동글한 자갈이 봄 햇살을 받아 더욱 반짝인다. 조용한 섬마을의 운치를 놀멍 쉬멍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큰길을 벗어나 꾸불꾸불한 동네 골목길도 한번 걸어보자. 색색의 낮은 지붕과 낮은 벽이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이 예스럽고 정겹다.

버스 창밖으로 지나는 풍경에 감탄만 하다가 지나쳤다면 하추자도에서 상추자도까지 걸어가 보자. 고개 돌아 마주하는 곳곳마다 어디를 찍든 달력사진이다. 특히 묵리고개에서 왼편으로 섬생이섬을 중심으로 바라본 섬과 섬들의 어우러진 모습은 추자도를 밟아본 이들만 볼 수 있는 추자 11경. 부지런히 싸온 도시락이 있다면 여기서 한술 뜨자. 그 맛이 배가 될 것이다.

하추자도 항구에서 상추자도 항구까지 걸어서는 넉넉잡아 3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정 다리가 아프다면 1시간마다 섬을 도는 마을버스에 타면 될 일. 길 중간에는 가게 찾기가 어려우니 비상식은 미리 준비하면 좋겠다. 체력이 된다면 상추자와 하추자를 잇는 추자교를 지나 등대전망대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하추자항보다 활기찬 상추자항으로 돌아왔다면, 추자경찰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5분정도 올라가면 추자초등학교 뒤편에 있는 최영장군사당에 가보자. 고려시대 추자도 주민들에게 그물 매는 법과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준 최영장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민들이 세운 사당이다. 최영장군 사당 옆 새로 지은 추자실내체육관을 돌아나가면, 다무래미로 향하는 산책로가 나온다.





◇ 하추자도 어촌마을(신양1리) 풍경. 저 멀리 수덕도(수덕낙안)와 푸랭이섬이 보인다 ⓒ 공사 정승신

소나무 숲길 사이 옆으로 길게 늘어진 횡간도와 추포도가 보이고, 그 사이로 흰 물결선을 일으키며 배들이 드나들고 있다. 방향을 틀어 봉굴레라고 불리는 바위 위에 서면 추자항 전경과 그 너머 소머리섬을 볼 수 있다. 초여름 일출 광경이 소의 머리 위로 해가 뜨는 것과 같다고 하여 추자 10경중 하나인 우두일출(牛頭日出)이라고 한다. 다무래미와 직구도를 멀리 두고 소나무 숲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보면서 길어진 그림자만큼 걸어온 길의 추억이 쌓인다.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 대한민국의 구석구석, 모든 사람들이 서귀포로 향할 때 아직까지 미지의 코스인 추자도로 나만의 올레길을 걸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봄 여행이 될 것이다. [데일리안 여행 = 정현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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