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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등록일 : 2006-03-24 15:23
우리가 타인을 이해한다고 여길 때, 그 이해 뒤에는 얼마나 많은 나의 오해와 곡해가 숨어 있는 것일까. 우리는 그 혹은 그녀를 알고 있다고 믿지만, 우리는 결국 나의 오독이 만들어낸 내 머릿속의 환상을 그 혹은 그녀라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영국의 여류 작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1813)은 이 같은 사람들의 ‘타인 이해하기’ 뒤에 숨어있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날카롭게 포착한 소설이다. 헐리웃 영화로도 만들어져 곧 우리와 만나게 될 이 소설은 성격이 다른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라는 달콤한 로맨스의 기쁨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엘리자베스(여주인공)와 다아시(남자주인공)가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을 보면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에 언제나 실패 중인 고독한 현대인이 겹쳐지기도 한다.
내 방식대로의 이해를 통해 타인의 몰이해에 빠지게 되는 오늘의 우리와 엘리자베스, 다아시는 얼마나 닮았는가. 19세기 영국의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만과 편견>은 이 지점에서 지금, 여기를 위한 이야기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타인과의 진정한 이해와 소통을 위해 <오만과 편견>이 내놓은 답은?
제인 오스틴이 소설에서 말하는 그것은 스스로의 결함과의 용기 있는 마주침이다.
엘리자베스는 다르시의 첫인상을 오만하다고 판단한 후 그의 모든 행동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편견에 사로잡히게 된다. 다르시 역시 사회적 지위와 자신의 지적인 능력을 과신해 타인을 내려다보고 통제하려는 오만에 빠져 있다.
작가는 풍자와 반어를 통해 이들의 결함을 때로는 냉소적이라 느껴질 정도로 솔직하게 묘사하는데,
그녀의 글쓰기는 지적인 영국식 유모와 명랑함과 맞물려 생생하게 살아있는 캐릭터를 구축한다.(행동하는 인물, 소설의 많은 부분이 대화로 이뤄진 점 등에서 제인 오스틴의 글쓰기는 상당히 극적이다. 이것이 그녀의 소설이 자주 영화화되는 이유일 것이다).
오만에 찬 남자와 편견에 사로잡힌 여자, 소설은 이들이 자신의 결함을 용감하게 인정하는 자기 성장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게 되는 결말을 그림으로써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을 위한 하나의 길을 모색케 한다.
<오만과 편견>에서 또 하나의 현대적인 지점은 여성주의적인 시선이라 할 수 있다.
“전 사람들이 말하는 교양 있는 여자를 단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어요.그들이 말하는 재주와 취미, 근면, 그리고 우아함을 고루 갖춘 완벽한 여자는 본 일이 없거든요.”라고 용감하게 말하는 엘리자베스.
이것은 아마 사회와 남성이 만들어낸 환상 속에서 허우적대는 당대 여성들에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리라.
그런데 엘리자베스의 말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자. 거기에서부터 출발하자!’라는 현대 페미니스트들의 구호와 정확히 일치한다.
자신의 개성을 사회의 인습 사이에 자리하고자 애쓰는 지금의 모든 여자들에 한발 앞서 그녀, 제인 오스틴이 말한 셈이다.
개인적으로 좋은 소설에는 서로 맞물린 세 줄의 ‘주름’이 있다고 믿는다.
소설이 다루는 공간에서 그 속의 인물 그리고 현대인인 내게로까지 이어지는 주름이.
<오만과 편견>에는 파티로 가장된 처녀들의 결혼 경매가 성행하던 18세기 영국의 시골마을의 중산층 가정(지위는 있되 돈이 없기 때문에 더욱 치열했을 당대의 현장을 상상해보라)부터 사회와의 행복한 만남을 위해 스스로의 뼈아픈 변화를 치러낼 수밖에 없었던 엘리자베스와 다르시로 연결되는 주름이 있다. 그것은 접히며 아집에 차 한층 빈곤한 내 자아를 일깨운다.
무명
2006-03-24 15:25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책이다.
별볼일 없는 가문에서 태어난, 외모는 보통이나 재밌는 성격의 아가씨가
무뚝뚝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는 부잣집 도련님에게 시집가는...것.
그게 다였으면 정말 신데렐라 스토리일 뿐인 시시한 연애소설이었겠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오만함과 편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이 즐거웠다.
바로 책을 읽고 있던 나에게도 해당되는 것이기에 더 와닿았던 것일지도.
무명
2006-03-24 15:29
로맨스 소설의 3대 원조 중 하나. 나머지 둘
로맨스 소설의 3대 원조 중 하나. 나머지 둘은 뭐냐고 물어보면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라고 하겠다...
좀 과장 되게 쓴 거 같지만 솔직히 이 소설이 로맨스 소설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장르 소설로서의 로맨스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책을 그 로맨스 라는 장르에 넣고 같은 주자들이랑 경주시켰어도 여전히 그 대중성에서 뒤지지 않을 것은 틀림 없지 않은가. 그럼 뛰어난 로맨스가 맞잖아. 그냥 그 시대의 사상이나 생활상, 관습 등이 문체에 잘 녹아있는 것뿐. 하긴 그 밖에도 주제적으로 파고들고 어쩌고 할 수는 분명 있다. 그러나 어차피 많은 여성 독자가 읽을 땐 다시랑 엘리자베스 밖에 눈에 안 들어올 텐데 뭐. 내가 그 대표적 케이스다.=_=
그 점을 입증할 수도 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그리고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이 그 증거임. 뛰어난 로맨스는 웬만한 고전 하나 둘 정도는 가볍게 무시할 수도 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도 부지런히 각색된다. 음 근데 콜린 퍼스는 옛날 다시에는 어울렸는데 헬렌 필딩의 미스터 다시 로는 솔직히 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무명
2006-06-20 21:05
영화로 봤는데 책보다 별로인 것 같다. 영화
영화로 봤는데 책보다 별로인 것 같다. 영화로는 그 시대의 생활상, 관습등의 볼거리가 있긴 했지만 인물들의 심리는 책이 훨씬 잘 표현 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