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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피해자들 곁에 한 길..이금주 회장 ‘영면에 들다’

송정근 기자 입력 2021-12-13 20:40:00 수정 2021-12-13 20:40:00 조회수 0

(앵커)

한평생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권리 회복을 위해 애썼던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이 별세했습니다.



자신 역시 태평양전쟁의 피해자이면서도

30년 넘게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발벗고 섰던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대모였습니다.



송정근 기자입니다.



◀VCR▶



30여 년 넘게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한 길을 걸었던 이금주 회장이 향년 101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습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과 함께 법정을 오가면 함께 투쟁을 했던 동료들은 고인의 죽음이 믿기지 않습니다.



(인터뷰)정경희/추모객

“살아 계셨을 때 그 고요한 투쟁가의 모습이 어제 전 잠 한숨도 못 자고 주마등처럼 회장님하고 같이 했던 그런 여러 가지 일들이 떠올라서”



이금주 회장 역시 일제 전쟁범죄의 피해자였습니다.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결혼한 지 2년 만에 남편이 일본 해군으로 끌려갔고, 그후로 3년 뒤 남편의 소식은 전사통지서 한 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피해자들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이 회장이었기에

정부나 정치권 누구도 일제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1988년에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를 발족했습니다.



이후 1천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한 광주 천인 소송을 시작으로,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 관부재판,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등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을 상대로 30년 넘게 투쟁을 이어왔습니다.



(현장음)이금주 회장/1992년 천인소송 당시 모습

“강제 징용으로 끌려가서 굶주림과 구타와 학대 속에서 굴욕감에 치를 떨어야 했던 수많은 피해자 여러분 왜 우리는 그 상처에 치유도 받지 못한 채 지금까지도 괴로워하고 있는 것입니까?”



투쟁을 하는 동안 소송을 뒷받침하느라 일본을 오간 것만 80여 차례가 넘고 7번의 일본 재판에서 기각당한 것만도 17차례에 이릅니다.



(인터뷰)이국언/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공동대표

“17번 패하는 그 싸움이 있지 않았다고 하면 일제 피해자 이 싸움은 지금까지 이어올 수 없었습니다.”



질 줄 알면서도 계속됐던 그녀의 끈질긴 투쟁은 지난 2018년 근로정신대 피해자가 미쓰비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한국 법원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빛을 봤습니다.



(현장음)

“만세” “회장님이 이겼어”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있었기에 일제피해자들의 투쟁 또한 이만큼 올 수 있었지만

여전히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은 배상은 커녕 사죄의 말 한 마디도 하고 있지 않은 상황.



그러는 동안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고,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보나/이금주 회장 손녀

“우리 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후세들이 계속해서 이것을 이어나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죽어도 없어지지 않는다..그렇게 계속 말씀하셨거든요.“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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