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없는 지역이라도 명절은 그야말로
정치 시즌입니다.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명절 인사가 적힌 현수막이 거리에 부쩍 늘었습니다.
엄격히 따지면 불법인데,
관례라는 이유로 단속이나 철거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다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명절을 앞둔 전통시장 인근 거리입니다.
설명절 인삿말을 담은
현수막이 거리 곳곳에 내걸렸습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명절 인사지만,
대부분은 내년에 실시될 지방 선거를 의식한
이름 알리기용입니다.
(스탠드업)
제가 나와 있는 이곳 교차로만 해도 현수막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거리의 가로수는 현수막 지지대로 변해버렸습니다. //
정치적인 현수막 행렬에는
현직 구청장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선거를 1년 앞둔 명절은
놓칠 수 없는 대목이기 때문인데,
이런 현수막은 현행법상 모두 불법입니다.
단체장이 불법 현수막을
버젓이 내거는 상황에서
선거용 현수막에 대한 단속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중적인 잣대도 문젭니다.
구청장의 불법 현수막은
손도 못대는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상업적인 불법 현수막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거에 나서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남구청 관계자 (음성 변조)
("오늘 하루에만 하신 거에요?")
"오늘 하루만 해도 저렇게 나옵니다. 하루만 해도 엄청나요. 한 바퀴 돌면."
또 불법 현수막으로 적발되면
5백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이런 명절 인사 현수막에는
부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남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사적 목적이거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낸 플래카드가 아니면 통상적으로 일정시기에 특정 기간은 허용되는 분위기가 있다."
불법을 막아야 할 자치단체가
불법을 방치하는 현실과
정치 일꾼을 자처하는 이들이
불법을 무릅쓰고 전하는 명절 인사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입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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