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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전철을 타는 사람들-R

송정근 기자 입력 2014-11-28 07:30:00 수정 2014-11-28 07:30:00 조회수 0

교통은 이동 수단이기도 하지만
삶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폐지 위기를 맞고 있는 경전선에도
열차와 함께 사라질 수 있는
사람들의 삶이 있습니다.

송정근 기자가 열차를 타고
그 속으로 들어가봤습니다.//

(기자)

기차가 도착하기 한 시간 전.

따스한 햇빛 속에서
한 80대 할머니가 열차를 기다립니다.

오늘은 매주 한 번,
아들을 만나러 보성에 가는 날입니다.

(인터뷰)이길녀/경전선 열차 승객
"집에 있으면 좀 건강에도 안 좋고 그래서 운동 겸 해서 거기도(아들 버섯농장) 다니고 있거든요."

여기 보성행 표를 끊는 또다른 어르신.

집과 멀리 떨어진 수목원을 돌보기 위해
30년 동안 이 열차를 3천 번도 넘게 탔습니다.

(인터뷰)김국민/경전선 열차 승객
"일주일에 두번 차를 타는 경우가 있고 올라갔다 내려가고, 내일 (광주에) 올라갔다가 토요일에 또 (보성으로) 내려가"

경전선이 역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기차에 오르고,

각기 다른 역에서 탄 자매는
이 열차 안에서 만나 친정으로 갑니다.

20년간 지켜온 자매의 약속입니다.

(인터뷰)안광자/경전선 열차 승객
"(저는)광주에 살고 (언니는) 송정리에 사는데
일이 있으면 같이..저는 효천역에서 타고 언니는 송정역에서 타요..기차 시간에 맞춰가지고"

다른 칸으로 건너 가봤습니다.

친정 가는 아기 엄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열차 안이라 아기가 마음껏 버둥대도
엄마는 아이를 천천히 달래줄 수 있습니다.

(인터뷰)윤희은/경전선 열차 승객
"아무래도 얘기 데리고 운전하기도 힘들고 버스타고 가기도 좀 힘든데 기차는 되게 편하거든요"

지금까지 46년, 1만 6천일을
꼬박 달려온 경전철.

기차가 싣고 달려온 건 사람들의 삶입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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