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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게 등록일 : 2009-01-2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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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에게

      마경덕

      내 가 앉았던 자리가
      그대의 지친 등이었음을
      이제 고백하리.

      그대는 한 마리 우직한 소.
      나는 무거운 짐이었네
      그대가 가진
      네 개의 위장을 알지 못하고
      그대를 잘 안다고 했네
      되새김 없이 저절로
      움이 트고 꽃 지는 줄 알았네.

      그대가 내뿜는 더운 김이
      한 폭의 아름다운
      설경(雪景)인 줄 알았네.

      그저 책갈피에 끼워 둔
      한 장의 묵은 추억으로 여겼네
      늦은 볕에 앉아 찬찬히
      길마에 해진 목덜미를 들여다보니
      내 많은 날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알겠네.

      거친 숨 한 발 한 발 내딛는
      그대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성자를 떠올리네
      퀭한 눈 속의 맑은 눈빛을 생각하네
      별이 식어 그대의 병이 깊네.



      Winter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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