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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럽고 고마운 남편 등록일 : 2010-11-02 09:38
안쓰럽고 고마운 남편 |
제 남편은 설계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경상도 남자치곤 애교도 있고, 장난기가 있어서 사귀는 동안 이 사람의 웃는 모습을 자주 보았지요. 결혼을 한 후, 아들을 두면서 남편은 "이제 나의 어깨가 무거워지겠군." 하면서 오히려 자신에게 기합을 넣곤 했지요. 그러던 남편이 어느 날 저녁 술을 한잔 하자고 하더라고요. 혹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얼른 술상을 봐왔지요. 남편은 술을 연거푸 먹더니 "만약에 내가 일을 그만 두고 직장을 옮기면 돈은 지금보다 많이 적을 텐데 그래도 괜찮겠냐?" 고 묻더군요. 무슨 일이 있냐고 물으니 일이 힘든 건 다 내 처자식 먹여 살리려고 하니 괜찮다고 맘먹지만 사람관계가 힘든 건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된다고 해요. 제 남편 참 많이 힘들었나 봐요. 이런 말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 참고 견뎠을까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그만두고 나도 같이 벌면 된다고 남편을 위로 했지요. 남편은 오늘도 힘든 직장 생활을 견뎌내고 있어요. 자기 전에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도 어린 내 아들 생각하면서 조금 더 견디련다." 남편은 피곤에 지쳐 잠들었지만 전 남편의 손을 잡고 울었습니다. 제 남편 참 대견하죠. - 정경아 (새벽편지 가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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