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본 엄마의 파우치. 제 서랍에서 뒹굴고 있던 오래된 립스틱이나 아이라이너가 몇 개 들어있더군요.
평생 힘들게 일하고 집안일에.. 제 등록금에.. 자식을 위해 헌신하시느라 정작 자기를 가꿀 돈은 없으셨던 겁니다. 제가 버리려고 모아둔 화장품을 쓰시다니..
마음이 덜컥 아려오더군요.
그날로 마트에 가서 새 화장품 몇 가지 사서 몰래 파우치 안에 넣어드렸습니다.
며칠 후 야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식구들은 모두 자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방문에 쪽지가 하나 붙어있더군요.
"딸! 화장품 너무 고맙다. 너 밖에 없다."
- 허진선(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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