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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 것 등록일 : 2019-01-23 16:01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 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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