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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방이다? 등록일 : 2012-09-26 11:37
산업디지인을 전공한 J는 전부터 원하던
생활용품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러나 입사 후 처음으로 낸 시안을 퇴짜를 맞더니
몇 달째 상품화된 디자인이 없는 것이었다.
디자이너라는 호칭이 무색할 정도였다.
나름대로 노력을 했던 J는 실의에 빠졌다.
자신의 직업을 재고하고 있던 중
그녀는 친구의 성화에 못이겨
문화센터에서 동양화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가자마자 난을 치는 것을 배웠는데
그게 보기보다 어려운지 잘 되지 않았다.
강사에게 몇 번이나 지적을 받은 J는
똑같이 시작한 친구가 칭찬을 듣는 것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명색이 미술 전공자였던 J는 자존심이 상했다.
그날 밤부터 J는 집에서 헌 신문지를 쌓아놓고
난 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연습을 해도 별로 나아지는 것 같지가 않았다.
오기가 생겨 열심히 연습을 계속하던 어느 날이었다.
동양화 교실에서 지나가던 강사의 발길이
J의 화선지 옆에서 멈췄다.
강사는 그녀가 친 난을 들어 보이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보세요. 난은 이렇게 치는 겁니다.
여기 이 선과 이 선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지요?
난 치는 걸 가르치면서 이렇게 잘 된 것은 처음 보는군요."
J는 노력해서 뭔가를 잘하게 된다는
경험을 참으로 오랜만에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잊고 있었던 한 가지 사실을 기억해 내게 되었다.
열심히 노력하다가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실력이 늘어나 있는 것이
성취의 한 과정이라는 것이었다.
어려서 피아노를 배울 때도 그랬고
수영을 배울 때도 그랬다.
그녀는 그제서야 자신이 디자인에
눈을 뜨기까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눈 팔지 않고 노력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시안이 상품화되게 되었다.
지금 그녀는 유수한 회사의 디자인 책임자다.
* * *
모든 성공이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인생은 한 방'이라는 잘못된 신념을 갖게 된다.
하루 아침에 주식이 올라서 재산이 불어난 사람은
오랜 공부를 통해 주식시장의 원리와 동향을 꿰뚫은 사람이고,
영화가 흥행해 떼돈을 번 제작자는 이미
'안 되는' 영화로 재산을 말아 먹으며
대중문화의 감각을 온몸으로 익힌 사람이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남인숙 지음 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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