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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음 등록일 : 2013-01-24 09:32

첫 마음 

                                                               정채봉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 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 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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