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

검색

커뮤니티 좋은생각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등록일 : 2014-04-22 15:20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이준호

나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 아래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지치고
곤란하여 의기소침 해 있는 날 내가
당신에게 편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아무런 부담없이
왔다가 당신이 자그마한 여유라도
안고 갈 수 있도록 더 없는
편안함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분노의 감정을
안고 와서 누군가를 실컷 원망하고
있다면 내가 당신의 그 원망을
다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분노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당신이 기쁨에 들떠
환한 웃음으로 찾아와서 그토록
세상을 다 가져 버린 듯

이야기 한다면, 내가
당신의 그 즐거움을 다 담아 놓았
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내게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비가 억수로 쏟아져
당신이 나를 찾아 주지 못할 땐 내가
먼발치서 당신을 그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슨 이유로 당신이
한동안 나를 찾아오지 못할 땐 내가
애타게 당신을 걱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한참 뒤에나
내게 나타나게 되거든 한결 가벼운
몸짓으로 내게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또 언젠가 당신의 기억 속에
내가 희미해져 당신이 영영 나를
찾아 주지 않는다 해도

정녕,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 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언제라도 당신이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