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MBC

검색

커뮤니티 좋은생각

허물 등록일 : 2014-06-26 09:14

 

         매미 허물 하나

 

         터진 껍질처럼 나무에 붙어 있다

 

         여름 신록 싱그런 혀들 사방에서 날아와

 

         몸 견디게 간질일 때

 

         누구들 터지고 싶지 않았을까?

 

         허물 벗기 직전 매미의 몸

 

         어떤 혀,어떤 살아 있다는 간절한 느낌이

 

        못 견디게 간질였을까?

 

        이윽고 몸 안과 밖 가르던 막 찢어지고

 

       드디어 허공 속으로 탈각(脫殼)!

 

       간처럼 제대로  탓는가는

 

       집이나 직장 혹은 주점 옷걸이 어디엔가

 

       걸려 있는 제 허물 있는가 살펴보면 알 수 있으리.

 

       한 차례 온몸으로

 

       대허(大虛)하고 소통했다는 감각이.

 

                  - 황동규 시집  〈 꽃의 고요 〉중에서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